요즘은 불륜이 트렌드인가?

미화이든 비하이든, 불륜 드라마의 전성기

신재철 기자 승인 2020.05.04 06:00 | 최종 수정 2020.05.04 18:36 의견 0

`화양연화`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화려한 꽃처럼 행복하게 피는 순간을 의미한다고 했던가? 하지만 이 단어는 양조위와 장만옥의 어둡고, 관능적이며, 슬픈 사랑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지난 주, 그 영화와 닮은 듯 다른 드라마가 한 편 개봉했다. 유지태, 이보영 배우 주연의 새 드라마. 영화 《화양연화》처럼 불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조금 분위기는 다르지만 비슷한 맥락을 따라갈 것으로 보여진다.

“불륜? 그런 드라마 또 있지 않아?“

최근 몇 주간, 가장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화자가 되는 또 다른 드라마 《부부의 세계》 이 드라마 역시 불륜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화양연화》와 다른 점이라면 《화양연화》는 젊은 시절 서로를 좋아했으나 시대적, 현실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오해로 헤어진 남녀가. 중년이 되어 삶에 지쳐 모든 희망을 버렸을 때 우연히 만나게 되어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이다. 

반면, 《부부의 세계》는 십 수 년을 완벽한 부부이자 사랑하는 남편과 행복하고 부유한 삶이라고 즐기던 한 여자가 어느 날,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아이 양육권을 빼앗고, 그 남자의 내연녀를 상대하고, 자신의 남편이 바람을 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 자신을 기만한 주변 지인들에게 복수하는 치정멜로극 같은 느낌을 준다. 

아, 그러고 보니 얼마 전부터 매회 방영될 때마다 큰 이슈와 인기를 끌고 있는 Tvn 신원호 PD의 신작 《슬기로운 의사생활》 에서도 불륜 소재가 나온다. 주인공 중 한 명인 양석형 교수의 나이 드신 아버님은 바람둥이이자 내연녀와 동거 중이시고. 양석형 교수의 어머니는 별거를 하며 이혼을 거부하는 사람으로 나타난다. 지난 화에서는 무려 남편의 젊은 내연녀에게 걸레통에 담긴 물을 부어버리고 폭언을 하는 장면도 나왔다.

`요즘은 불륜이 트렌드인가`

그러고 보니 최근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왔던 한 여배우는 드라마에 주연급으로 출연을 시작하자마자 10년 전에 있었던 불륜 의혹까지 이슈화가 되었다. 그 정도 스캔들이면 `무슨 의도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사는 생각을 해당 일의 진위여부와는 상관없이 하게 된다. 아무리 이혼률이 50%에 육박하는 나라이며. 최근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이혼을 요구하는 부부가 가정법원 앞에 넘쳐난다고 해도 이렇게 TV 드라마에 불륜 소재가 각양각색 노골적으로 많이 나온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시국이다. 

원한다면 일주일 내내 불륜 소재 드라마만 볼 수도 있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일면에서는 이런 드라마가 바뀐 부부 간의 관계. 아내와 남편의 위치와 가정에 대한 의식변화 등을 보기에 가장 적합해보이기도 한다.  다른 배우와 소재. 상황을 모티브로 삼아 전개하고 있음에도 나름의 공통점은 분명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는 유지태. 김희애. 이보영 등 기존에 `호감형 연기파 배우`로 정평이 난 배우들을 캐스팅했다는 점이다. 검증된 연기력과 원래 배우에게 가지고 있던 느낌은 시청자들이게 불륜 같은 부정적인 소재임에도 주인공들에게 쉽게 감정이입을 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 `무슨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겠지` 라고 은연중에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두 번째, 불륜을 받아들이는 남편의 자세와 아내의 자세는 예전에 방영되던 드라마, 영화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과거에도 아침드라마부터 주말드라마까지. 불륜은 심심치 않게 나오던 소재였다. 하지만 예전에는 주로 바람 피는 남편을 알고도 자녀를 생각해 묵묵히 참고 살거나. 내연녀와도 잘 지내려고 하는 엄청난 인성과 관대함을 보이는 아내상이 주로 노출되었다. 

하지만 최근 방영되는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아내들은 남편의 불륜을 참고 살지 않는것은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참고, 계획을 짜고, 복수를 한다. 이혼은 당연하고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여성 캐릭터가 변해가는 와중에 남편 캐릭터는 여전히 뻔뻔한 불륜남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더 이상 결혼을 했다고 하여 자녀나 남편을 보필하느라 초라하게 늙지도, 바보처럼 묵묵히 남편의 죄를 참고 살지도 않으며, 어떤 역경 속에서도 자신을 위한 결정을 내릴 줄 아는 현대판 아내와 갈수록 더 노골적인 묘사가 되어가는 듯한 불륜 소재의 드라마. 이런 유행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불륜이 만연하고 또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담담해지고 있다는 것일까? 불륜이 파격적 소재가 아닌 요즘 드라마 트렌드. 이게 과연 좋은 트렌드일지 한번쯤 생각해볼만 한 문제이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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