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必) 환경 트렌드, 플라스틱 전면 금지 선언?

신재철 기자 승인 2020.09.06 01:23 의견 0

언젠가부터 마트나 편의점에 가서 “봉투에 담아주세요”라는 말에는 ‘네.’라는 답변 대신 “봉투값 —원 추가 됩니다”라는 말이 당연하게 됐다. 그렇게 조금씩 봉투 사용을 줄이자는 여론이 생기더니, 몇 달 전부터는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야한다는 취지로 종이 빨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이어 매장 내에서 음료를 마시는 고객에게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는 것이 처벌의 대상이 되어 거의 반 강제적으로 모든 커피숍 매장들이 매장용 유리컵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안 된다. 환경을 보호할 수 있도록 종이와 재활용품을 사용하자. 개인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 대체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환경 보호에 열성적이 된 것일까? 

물론,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 온난화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어려서부터 늘 들어오던 말이다. 하지만 몇 십년 간, 법적문제로 일반 마트에까지 시행되는 일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플라스틱 제품, 일회용 용기, 비닐봉지는 우리 삶에 너무나 오랫동안 필수품처럼 자리 잡아 그것을 사용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라는 착각까지 상식처럼 굳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반영하듯, 몇 년 전, 비닐봉투 값을 가게들이 처음 받기 시작할 무렵에는 그 봉투 값 몇 십 원 받는 것 때문에 큰 소란과 다툼이 가게마다 일어나고 있다는 뉴스를 드문드문 듣곤 했다. 그래서인지 몇 달 전, 커피 프렌차이즈 전문점 브랜드가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했을 때, ‘얼마 저러다 말겠지.’ 라는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의외로 종이 빨대와 제품들을 사람들은 불편하지만 써야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매장 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지 못하기에 일일이 컵을 씻어 사용하자는 것도 점점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대형마트 일회용 비닐봉지 전면 사용금지 정책에 따라 비닐 사용 중단을 시작했다. 

에코 물통을 비롯한 친환경 제품들이 속속들이 선을 보이고 있고, 예전에는 일부만이 사용하던 개인 용품은 트렌드를 앞서가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핫 아이템’처럼 인식되어지고 있다. ‘지구를 살리자.’ ‘지구가 아파요’ 라고 외치며 포스터를 그리던 예전 시대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진짜 나서서 활동하는 환경보호를 이제는 하기 시작한 것이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고, 단기간에 끝날 유행 같은 것이라 생각했던 ‘탈(脫) 플라스틱, 필(必) 환경의 트렌드, 하지만 그 일부의 노력이 트렌드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는 것이 되자 이제는 업체들도 발 벗고 나서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하고 다회용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PE우븐’을 활용한 ‘더 그린박스’와 물·전분으로 만든 아이스팩, 친환경 코팅(PLA) 소재를 쓴 종이 식품 용기 출시 등 이렇게 좋은 기술이 이미 개발되어 있었는데 왜 이제야 사용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좋은 아이템들이 속속들이 쏟아져 내려오고 있다. 

그런가하면 방송사에서는 연예인들을 내세워 개인 텀블러 사용이나 환경보호를 위한 재활용 노력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내보낸다. 트렌드를 따른다. 이처럼 좋은 트렌드가 있을까? 좋은 기운과 생각을 나누고, 그것을 통해 모두가 사는 사회에 이로운 행동을 이끌어내는 이런 트렌드, 아주 좋은 현상 같다는 생각이 요즘 든다.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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