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게임 유튜버를 지하 주차장에서 습격해 납치하고 목숨까지 앗으려 했던 일당이 첫 재판에서 자신들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평소 신뢰를 쌓아온 중고차 딜러가 계획한 잔혹한 범행의 실체가 법정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15일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기풍)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강도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중고차 딜러 A씨(25)와 지인 B씨(23) 측은 공소 사실을 대체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돈 뺏고 죽이려 했다” 인정… 치밀했던 범행 계획
이날 재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기본적인 혐의는 대체로 인정한다”면서도 “자세한 공소 사실 중 일부 행위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 추후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함께 기소된 B씨의 변호인은 한발 더 나아가 “피고인은 모든 범행을 자백했으며 공소 사실을 전부 인정한다”고 못 박았다.
이들은 지난 10월 26일 밤 10시 40분경,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유튜버 D씨(활동명 수탉)를 유인해 둔기로 10여 차례 폭행하고 차량에 강제로 태워 납치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중고차 딜러였던 A씨는 D씨가 계약한 고급 SUV의 계약금 2억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돌려주는 대신 D씨의 돈을 더 빼앗고 살해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범행 도구인 둔기를 미리 준비하고, 시신을 유기하기 쉬운 장소를 물색하는 등 범행이 매우 치밀하게 계획되었음이 밝혀졌다.
◇ 공원묘지로 향했던 공포의 200km 주행
사건 당일, A씨 일당은 D씨를 납치한 뒤 약 $200km$ 떨어진 충남 금산군의 한 공원묘지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범행 현장에서 이미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으나, 일당은 이를 무시한 채 고속도로를 달렸다.
경찰은 CCTV 추적과 실시간 위치 파악을 통해 다음 날 새벽 2시 40분경 금산 현지에서 이들을 급습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발견 당시 D씨는 얼굴 부위를 심하게 다쳐 중상을 입은 상태였으나, 경찰의 신속한 출동 덕분에 천만다행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범행에 사용된 둔기 등을 빌려주며 이들의 범행을 도운 혐의(강도상해 방조 등)로 기소된 C씨(36) 역시 이날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 ‘클린 방송’ 유튜버의 비극… 팬들 엄벌 촉구
피해자 D씨는 10년 넘게 공포 게임 콘텐츠를 다루며 욕설 없는 '클린한 방송'으로 10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모은 인기 스트리머다. 평소 성실하고 정직한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기에, 그를 믿음으로 대했던 중고차 딜러가 배신과 살인 미수라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에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D씨는 최근 자신의 채널을 통해 사건 당시의 공포스러웠던 상황을 증언하며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재판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계획적인 살인 미수인 만큼 절대 선처 없는 엄벌이 내려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3일 오전 2차 공판을 열고 구체적인 증거 조사와 피고인 심문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