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가 한 해 동안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100권의 도서를 정리한 2025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명단을 발표했다. 올해 출판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소설의 압도적인 강세로, 무려 30종의 소설이 전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소설의 약진은 물론이고 전통적인 세계문학전집까지 고르게 포함되며 문학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웠음을 증명했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책의 영예는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가 차지했다. 이로써 해당 작품은 2년 연속 베스트셀러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파급력이 올해까지 꾸준히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강 작가의 다른 대표작인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 역시 각각 9위와 11위에 오르며 거장의 저력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국내 작가들에 대한 신뢰와 애정도 한층 깊어졌다. 양귀자 작가의 '모순'이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가 4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정대건 작가의 '급류' 또한 5위를 차지하며 10위권 내에 안착했다. 최근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주요 상을 휩쓸며 그 가치를 인정받자 국내 독자들 사이에서도 한국 소설을 찾아 읽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이다. 특히 양귀자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 29위에 오르는 등 시대를 뛰어넘는 스테디셀러의 힘도 돋보였다.
이번 문학 열풍의 중심에는 2030 젊은 세대가 자리 잡고 있다.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른 '모순'과 '급류'의 구매자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9.2%와 40.1%에 달했다. 젊은 층의 독서 열기는 시 분야에서도 확인되었는데, 20대의 시집 구매 비중이 지난해보다 상승하며 전체 판매량을 견인했다. 텍스트를 즐기는 젊은 세대가 한국 문학의 새로운 부흥기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학 외에도 연말을 맞아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민음사는 사랑 시집 제목을 활용해 내년 연애운을 점쳐보는 재치 있는 릴스 영상을 공개해 SNS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OTT 플랫폼에서는 출연진의 복잡한 관계성이 드러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환승연애4'가 일본 가마쿠라 여행을 담은 예고편을 공개해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극장가에서는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가 개봉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전작을 뛰어넘는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닉과 주디의 새로운 모험과 함께 상영 후 제공되는 쿠키 영상 역시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나만의 트리를 만들어 메시지를 주고받는 '내 트리를 꾸며줘!' 서비스가 재개되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2021년부터 시작된 이 롤링 페이퍼 서비스는 소중한 사람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연말 필수 문화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