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더 좋은 것을, 더 빠르게, 더 편리하게’

신재철 기자 승인 2020.09.06 04:08 의견 0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배달의 민족”

모 배달업체의 슬로건처럼, 대한민국은 원하는 무엇이든 인터넷으로 배달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특화된 곳임에는 분명하다. 전국 각지, 아무리 산골 오지라 할지라도 이틀이 넘기기 어려운 배송, 해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이 문화는 몇 년 사이에 아주 빠르게 더 넓게 확대되고 있다.

작년부터 급속도로 부각되기 시작한 새로운 배달 문화, 바로 ‘마켓 컬리’가 시작한 새벽배송 트렌드는 이제 마켓 컬리, 헬로 네이쳐 같은 새벽배송 전문 업체의 경쟁 구도가 당분간 이어지는 듯 했다. 이어 쿠팡이나 다른 배달 업체들까지 경쟁에 합류해 점점 더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한두 해는 더 많은 업체가 참여하면서 포화 상태라는 말까지 심심치 않게 벌써 들려오고 있다. 밤 11시 이전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전까지 내 집 앞에 무엇이든 배달해주는 새벽배송, 무엇이 그렇게 대한민국 국민들을 더 빠르고, 더 많은 것에 열광하게 하는 것일까?

‘수십 년의 농부의 노하우를 하루 안에 당신의 식탁에 올려놓기까지’

새벽배송 트렌드의 선두주자, 마켓 컬리가 이 새벽배송 트렌드를 불러왔을 때, 그들이 추구하였던 것은 간단했다. 신선함이 생명인 채소, 해산물을 비롯해 일부 백화점이나 가게에서만 판매하던 고급 식재료, 수입 식자제 등을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얻을 수 있다면? 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것을 먹고 즐기고 싶어 하는 밀레니얼세대의 기호를 충분히 분석했고, 현재 하루하루 자신의 삶을 위해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는 중상류층 이상의 젊은 세대라는 타겟도 뚜렷했다. 보통 동네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누구나 다 먹는 음식은 이들의 선택사항이 아니다. 고급스럽고 구하기 어렵다는 수입 식자재나 평상시보다 비싸게 주고 사야 하는 샐러드 한 접시도 더 편하게 구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돈을 지불하는 지금의 세대, 그들은 새벽배송 시스템에 열광하기 시작한다.

▲마켓컬리 홍보영상 中 캡처


그들이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만든 ‘샛별 배송 시스템’은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밤에 주문한 것을 배송해주기 위해 첫 번째, ‘Full cold chain system’의 구축부터 시작한다. 처음 이 푸드 마켓을 설립할 때 가장 우려했던 점은 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은 신선도와 품질을 보증하기 어렵다는 기존의 한계였다. 그랬기에 자신들만의 식품 전용 냉장/냉동 창고를 구축하고 모든 제품의 패키징을 자체적으로 연구했다.

여러 실험을 통해 최상의 신선도를 가진 제품을 유통할 자신들만의 시스템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이후 최단기 재고 기한을 통해 재고로 인한 손실을 줄이고 직거래 매입방식을 통해 소비자의 예상 구입 수량을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물건을 매입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처음 이 시스템을 시작할 때 자체 시스템을 유지, 관리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이 소요되어 망할 것이라고 모든 이들이 우려했다 한다. 하지만 마켓 컬리는 성공했고, 이후 오히려 다른 유통업체들이 마켓 컬리의 시스템을 따라하며 새벽배송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게 가열 차게 달려가고 있다. 아마 이런 트렌드가 계속 이어진다면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원하는 어느 것도 얻을 수 없는 곳은 없을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물론, 올해 들어 급작스럽게 늘어난 업체와, 워낙 유지보수, 관리 비용이 많이 든다는 시스템 상의 특징으로 인해 이런 새벽배송 트렌드가 얼마 가지 않을 것이라 예측하는 유통업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한 번 시작된 새벽 배송 트렌드 자체가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결국 ‘더 빠르고 더 특별하게‘를 요구하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일부가 살아남게 될 것으로 보여 진다.

[신재철 기자]

▲헬로네이처 인스타 中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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