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람바’를 아세요?

유튜브 채널 위키위키 3만4천 구독자, 콘텐츠 400개

유성연 기자 승인 2020.09.04 15:42 의견 0

생소한 악기를 발견했을 때의 두근거림? 이전에 전혀 접해보지 못한 악기, ‘칼림바’를 알게됐다. 바로 유튜브 채널에서 말이다. 

오늘 아침. 일어났는데 마치 여름 소나기 같은 대찬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온도는 그렇게 낮지 않아서 ‘늦여름’인지 ‘이른 가을’인지 조금 헷갈리는 계절을 실감하는 날이었다. TV를 틀어도 온갖 머리 아픈 이야기만 하고 있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은 찾을 수 없었다. “음악이나 들어야지” 이렇게 생각하곤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았다. 

그러다가 아주 우연히도 ‘칼림바’라는 악기로 연주한 인어공주 주제가 ‘Under the Sea’ 연주를 듣게 되었다. 발견한 유튜브 채널은 ‘위키위키 WIKIWIKI’라는 곳으로 3만4천명의 구독자가 가입되어 있고 연주영상은 벌써 400개가 넘어섰다. 이 채널은 자체에 칼림바 연주 영상만 있는 것은 아니었고, 우쿨렐레처럼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악기 연주 영상도 있었다. 

최근 올라온 곡들이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진 디즈니 알라딘, 인어공주 등의 주제가 연주 영상이었다.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 ‘이누야샤’의 삽입곡 ‘시대를 초월한 마음’이라는 곡도 칼림바 연주곡으로 올라와 있었다. 뭐랄까, 이전에 피아노 연주로 원곡을 수없이 들었던 곡임에도 불구하고, 가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새로운 악기로 연주하면 전혀 새로운 느낌이 들곤 한다. 마치 알고 있던 곡이 전혀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고나 할까? 

그러다보니 한 두 곡만 들으려던 생각과는 달리 채널에 있는 칼림바 연주곡을 거의 다 들어버렸다. 

사실 이 채널은 한 가지 악기를 좋아하는 어떤 한 사람이 운영하는 개인 채널은 아니다. 어쿠스틱 기타, 우쿨렐레, 가혼 등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악기를 유통하는 한 업체가 운영하는 채널 중 하나이다.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조금 특별하고 조용한 음악을 듣고 싶을 때 연속 재생을 해 놓으면 오늘처럼 비가 시원하게 오는 날에는 딱 어울리는 채널이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두 손으로 연주할 수 있는 손바닥 하나 정도 크기의 악기, 마치 여름비를 닮은 것 같은 영롱한 소리가 나는 칼림바, 이런 악기 하나쯤 연주할 수 있다면 기분이 우울한 날 연주하는 취미가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 


칼림바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생소한 악기이며 체명악기라고 불리는, 아프리카의 악기 중 하나이다. 짐바브웨와 케냐에서는 칼림바, 르완다에서는 이켐베, 다른 지역에서는 ‘산자’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불리는 이름은 달라도 모두 같은 악기를 지칭한다. 

이전에 들어본 적도 없는 아주 생소하고 낯선 악기, 왜 그런 것에 가끔 마음을 빼앗기는 걸까? 피아노나 바이올린 같이 흔하게 볼 수 있는 악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전에는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소리를 듣는 것은 꽤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마치, 예전에 타이타닉 주제가를 처음 들었을 때,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악기 소리에 놀랐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너무 그 악기 소리가 인상 깊어 찾아본 끝에 그 악기가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지역을 중심으로 19세기부터 유행해 연주되어 온 피리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틴 휘슬’ 이라는 악기 사진을 한참 쳐다본 기억이 있다. 

피리의 한 종류일 뿐인데, 내가 이전에 알고 있던 피리와 어떤 차이가 있기에 이렇게 특별한 소리가 나는 것인지 너무 신기하고 들을수록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이었다. 앞으로도 비가 오거나 기분이 좋은 날이면 생각이 날 것 같은 그런 채널이었다.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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