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BTS, 방탄소년단의 피자파티

글로벌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2천만 구독자

황정식 기자 승인 2020.07.24 06:18 의견 0
https://www.youtube.com/watch?v=gqvEO6o1Mx8

‘아. 내가 나이 들었구나’

이렇게 느끼는 순간이 언제냐고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TV를 켰는데 음악 프로그램에서 아는 가수가 없는 거야. 생각해보니까 내가 마지막으로 아이돌 가수 무대를 보고 좋아했던 게 동방신기가 활동했던 때 같아.’라고 말이다.

내가 그 가수들을 좋아할 때 어른들이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면 ‘나이 들었다’라고 놀리곤 했다. 그런데 어느새 내가 그렇게 어른이 되어버린 기분이다. 점차 TV 속 음악 프로그램은 나의 시청 프로그램 리스트에서 사라져 간다.

사실, 음악을 듣는 건 여전히 즐거운 일상이다. 음악 자체가 싫은 것은 아니니 말이다. 단지, TV 앞에서 음악 방송 시간을 기다리면서, 어떤 그룹이 데뷔했는지 챙기고 멤버 이름을 외우는 등의 수고(?)가 없어졌다고나 할까? 굳이 핑계를 만들자면 어른이 될수록 그런 모든 일들이 한가로워야 할 수 있는 일로만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BTS, 방탄 소년단의 채널을 유튜브에서 발견하고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사실 BTS 라는 약자의 뜻을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뉴스며 언론에서 워낙 떠들어대니 모를 수가 없다.

얼마 전 이들이 공연한 영국 웸블리 공연에 대해 대서특필하면서 ‘누구기에 그렇게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거지?’라는 궁금증에 몇 번 본 것이 나에겐 전부였다. 이제껏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음악 시장에 진출한 대부분의 가수들이 그 나라 언어를 배워 노래하고 활동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한국어로 노래를 하고 인터뷰를 하는데도 유럽이며 미국이며 전 세계에 팬이 없는 나라가 없다니,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한국 음악의 위상이 높아진 것인가?

한류가 인기라고는 했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만 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간과했었나 보다. 이 채널을 보면서 확실히 느낀 건 세계 여러 나라의 글로 댓글이 달려있는 것을 보니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이렇게 관심을 두지 않을 동안, 더 이상 요즘 사람들은 예전의 나처럼 TV 음악 프로그램 방영시간을 기다려서 좋아하는 가수의 무대를 보지 않게 되어버린 것은 분명해 보였다.

유튜브나 각종 영상 스트리밍 채널, 기사 하나만 클릭해도 그들의 무대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의 변화를 반영이라도 하듯 이 채널의 구독자수는 무려 2000만 명이 넘어가고 있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구독자 수 같다. 정말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채널을 구독할 정도로 세계적 인기를 끄는 우리나라 아이돌이라는 점이 더욱 놀라웠다. 그리고 이런 아이돌을 내가 이제껏 몰랐다는 점에서 ‘나 문화적으로 소외되고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기도 했다.

▲ [BANGTAN BOMB] Let's Pizza Party! - BTS (방탄소년단)


예전에는 아이돌은 신비주의여야 한다며 일상적인 모습을 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는데 가장 최근에 이 채널에 올려진 영상은 멤버들이 피자를 나눠먹는 일상이었다. 무대 전에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배달 피자를 먹는 모습은 무대 위에서 프로 아티스트가 아닌 그저 또래 남자아이들 같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무대 위에 올라가기 전에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이런 생각을 나누는 멤버, 아랑곳하지 않고 “배고프니 먹는 게 좋다”라는 멤버, 아주 편안하고 서로 친근하게 대화를 하는 모습들, 아마 그런 모습을 팬들이 좋아하고, 또 그런 니즈를 반영해 영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변화하는 시장, 그리고 인터넷 유튜브 영상, 엔터테인먼트 사업 역시 변화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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