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클래식 좋아해?
유튜브 채널 ‘알기쉬운 클래식 사전’ …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작품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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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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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좋아한다면 이번에 소개될 유튜브 채널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나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다. 계기는 고등학교 시절, 음악 선생님께서 수시로 학생들에게 가보라며 주시던 공연 티켓으로부터였다. 당시에는 오페라나 클래식에 대해서 음악 시간에 배우기는 했지만 마땅히 잘 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당시 내가 그나마 알고 있는 악기로 연주하는 가사가 없는 음악이라면 ‘뉴에이지 음악’ 이 전부였다고나 할까? 당시 내 또래 애들은 ‘유키 구라모토’ 나 ‘류이치 사카모토’같은 작곡가들의 피아노 연주곡을 꽤나 좋아했었다.
하지만 뉴에이지 음악과 정통 클래식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달랐다. 그리고 단지 ‘무료 티켓 이니까’라는 이유로 그 티켓을 몇 번 받아 클래식 공연을 감상하게 되면서 점점 귀에 익는 곡이 생기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나의 남몰래 하는 클래식 사랑이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기는 어렵다. 왠지 사람들에게 아직 클래식 음악은 ‘고상한 척하는 취미’처럼 취급되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왠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어느 작곡가의 연대기나 작곡 리스트까지 줄줄이 꿰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는 부담감이 느껴져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 가끔 좋아하는 곡을 찾아보고 듣는 일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로 남아있다. 그리고 현실적인 여러 가지 이유로 쉽게 찾고 보러 다닐 수 없는 클래식 음악을 마음껏 듣고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유튜브이다.
‘알기쉬운 클래식 사전’. 이 채널 역시 그런 나에게는 꽤 유용한 채널 중 하나이다. 음악사를 따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알기 어려운 작곡가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고 쉽게 자막으로 덧붙여주고, 작곡가별로 가장 쉽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곡을 잘 편집해서 소개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에 올려진 ‘그리드의 페르귄트 모음곡’이라는 주제의 영상 역시 아름다운 곡들로 가득 찬 알찬 영상이었다.
‘그리드’ 한국인들에게는 너무 생소한 작곡가 중 하나이다. 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작품은 그저 악기 연주곡이 아닌 흥미로운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재미있는 곡 중 하나이다. 노르웨이의 위대한 극작가 헨리크 입센, 그리고 노르웨이의 전설적 작곡가 그리드, 이 두 사람이 만든 4막으로 구성된 곡에는 배를 타고 장사를 다니던 페르귄트라는 한 모험가이자 장사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얼핏 들으면 어렵고 길고 지루하기만 한 악기의 조합처럼 보이는 곡이지만 클래식 음악은 가사가 없는데도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 악장마다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런 악장 구분과 각각의 내용을 다 알고 외운다고 해서 유식하다거나 곡을 잘 듣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음악은 지식으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니까. 하지만 작곡가와 극작가가 담아 놓은 이야기를 알고 듣는다면 좀 더 음악 자체에 깊이 있게 빠져드는 재미가 있다.
그렇기에 나는 좋은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에 담긴 이야기는 없는지 찾아보는 편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꽤 많은 클래식 곡들이 그렇듯 ‘어디선가 들어봤던 음악’이기에 그 곡 제목을 이 영상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해도 그렇게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귀에 익숙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 그 곡과 작곡가에 관련된 일화를 편안하게 감상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단지 음악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 갖춰야 할 교양이니까. 등등의 이유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게 아닌, 그 음악이 그토록 오랫동안 사랑받고 이어져 내려올 수 있었던 이유를 음악의 아름다움에서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음에는 어떤 음악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앞으로 이 채널은 꽤 오래 나에게 흥미로울 것 같다.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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