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방터 돈까스 가게 이전 논란, 왜 우리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플까?
‘거짓말도 계속 하면 진실이 된다.’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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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6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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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나라나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것 중에 ‘속담’ 이 있는데, 이 속담이라는 것이 참 재미있는 것이 그 나라 사람들의 민족성이나 사상, 가치관, 생활까지도 엿볼 수 있는 아주 유용한 통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거짓말도 계속 하면 진실이 된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인가 싶지만 일본과 우리나라의 오랜 역사적 충돌과 과거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기만 하는 행동을 보면 그 속담 안에 숨겨진 그들의 진실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속담은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거쳐 오랜 세월을 생존할 만큼의 ‘명확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우 어떨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우리나라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사촌이면 매우 가까운 친척이지만, 그런 가까운 사이이기에 좋은 일을 겪으면 그만큼 소위 ‘배알이 꼴리고 샘이 난다.’ 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주, 그 속담을 떠올리게 하는, 아주 부끄러운 이슈 하나가 실검을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었었다. 그것은 바로 <백종원의 골목식당> 이라는 한 프로그램에 나왔던 서울 포방터 골목의 <연돈> 이라는 한 일본식 돈까스 가게의 이전에 관한 것이었다.
돈까스 집 하나가 이전한다고 그것이 왜 이렇게 큰 이슈가 되는가? 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이게 과연 저 돈까스 집 하나만의 문제일까?’ 라는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그 가게는 그다지 상권이 활발하지 않은 서대문구 포방터 골목에서 운영하고 있었고 백종원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면서 전국적인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어디에서도 먹을 수 없는 돈까스계의 끝판왕 가게’ 대한민국 요식업계 1인지아지 대중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백종원씨가 칭찬했다는 것만으로도 방송된 지 1년이 지나도록 가게 앞은 늘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어느 날 갑자기 일확천금을 맞은 것 같은 행운이라고? 하지만 이 가게가 맞이한 행운 같은 기회는 지난 1년간 돌연 악몽 같은 시간으로 변해버린다. 바로 내내 같은 상인회에서 활동하고, 같은 골목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지냈던 포방터 골목 상인들에 의해서 말이다.
이 문제는 지난 주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방송되기 이전까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그 이전에 가게가 제주도로 이전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는 했지만 가게의 유명세 때문에 손님들이 가게 주변에 진을 치고, 줄을 서면서 무질서와 흡연, 잦은 손님 간의 다툼 등으로 민원이 쇄도했고, 그것이 쌓여 이전한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TV 프로그램을 통해 백종원씨는 이전이 비단 많은 손님 방문으로 인한 민원 증가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언급했고, 이것에 대한 여러 증언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속출하게 되면서 포방터 시장 상인회와 여러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 방해 속에 쫒기듯 제주도로 가게 사장님이 이전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이 드러나게 되며 큰 이슈를 몰고 오게 된 것이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손님에게 음식을 팔고, 주변에 폐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한 가게의 이전. 이 이슈에 사람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에 이제는 주목해야 할 때가 아닐까? 남이 산 땅보다 사촌이 딴 상에 더 배가 아프다는 우리 민족의 숨겨진 속내. 이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속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더 많아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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