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사건

기만행위 넘어 사기성 범죄로?

신재철 기자 승인 2019.11.18 10:10 의견 0

바야흐로 대한민국 가요계와 K-pop열풍을 타고 ‘아이돌 공화국’ 이라는 말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대한민국 음악 시장은 아이돌이 장악하는 시대이다. 하지만 그 공화국의 배경에는 다른 어떤 엔터테인먼트 사업보다 단기간에, 급속도의 성장과 인기몰이를 이끌어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아이돌 산업에 CJ를 비롯한 대기업의 투자가 시작되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류의 인기를 타고 이제는 중화권, 아시아 지역을 넘어 세계에서 고부가가치 사업 분야로 엄청난 외화벌이에 일조하고 있는 아이돌 산업, 하지만 그만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아이돌 그룹 중에서 실제로 인기를 얻고 장기간 유지하는 그룹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10대, 어린 아이들은 점점 더 대기업 형태의 대형 연예기획사에 선발되기 위해 몰리기 시작했고, 대형 기획사들은 방송사와 기타 자본과 결탁해 더 큰 이벤트, 더 큰 이목을 끌 수 있는 아이돌 만들기에 혈안이 되었다. 

그러던 중에 요 근래 몇 년 동안 보증 받은 인기 아이돌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등장한 경우가 몇몇 있었다. 예를 들어 현재 인기 아이돌로 안정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는 ‘악동 뮤지션’ 같은 경우 ‘K-POP STAR‘ 라는 시청자 실시간 투표로 선발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해 순식간에 엄청난 한류 스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평균 몇 십 억은 우습게 들어간다는 시장에서 단지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만으로 많은 대중의 이목을 끌고 노래를 알릴 수 있다면 시청자 선발 프로그램은 선발될 아이돌 지망생들에게도, 그들을 키워 돈을 벌고자 하는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주 사이에, 그런 시청자 실시간 투표를 기반으로 하는 선발 프로그램에 비판의 목소리와 회의론이 거세다. 이유는 작년 종료된 ‘프로듀스 x 101 파이널‘을 통해 선발된 아이돌 멤버가 사실 조작된 순위를 통해 선발되었다는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너무 유사한 숫자가 많이 나오고, 급격하게 반복되는 연습생 간의 표 차이에 의심을 품은 일부 시청자들이 투표수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하면서 이 문제는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언론의 보도를 타고 경찰까지 개입한 결과 프로그램 안 모 PD와 김 모 CP, 프로그램의 제작사였던 CJ와 실제 연습생들의 선발을 종용, 사주한 것으로 추정되었던 몇몇 국내 메이저 소속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증거와 증언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당 관계자들의 구속 수사 결과 조작이 사실로 입증되었다. 

초반에는 총 1~4 시즌으로 나눠 그동안 진행되었던 시리즈 중에서 3,4 시리즈만이 조작이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3,4 시즌에서 최종 멤버로 선발되어 현재 활동 중이었던 아이돌 그룹의 활동에 제동이 걸려 활동중단이 내려지게 된다. 하지만 좀 더 수사해본 결과 지난주부터 1,2 시즌도 조작이었다는 증거, 증언이 확보되면서 프로듀스 시리즈 전체의 정당성이 추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야 말았다.

사실, 이러 식의 시청자 실시간 투표 프로그램에 대해 조작이었다는 사실이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사는 데에는 그간 프로그램을 보고 응원을 보냈던 팬들의 배신감이 가장 큰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실제 시청자 실시간 투표로 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선발하겠다는 명목으로 1건 100원의 유료 투표를 실시하고 이에 따라 얻어진 소득을 방송사와 제작사가 취득했다는 점에서 이번 일이 단순히 정서적 기만행위가 아닌 사기성 범죄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 프로듀서의 선택에 따라 선발하고 활동하겠다는 투명성을 홍보했던 프로그램의 배신,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당분간은 TV에서 보기 어려울 것 같으니 이 역시 시대 속에 묻어야 하는 지난 문화가 되어가는 듯하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