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독일 기업에 매각, 유통업계의 새 바람이 불 것인가?

‘게르만 민족이 되어버린 배달의 민족’

신재철 기자 승인 2019.12.18 02:00 | 최종 수정 2019.12.30 02:01 의견 0
 


몇 달 전, 한일관계 악화라는 외교적 문제가 양국 국민들의 서로에 대한 반일, 반한 감정으로까지 번져 지금까지도 ‘일본 불매운동’ 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일본 기업과 물건을 사용하거나 구매하지 않겠다.’ 얼핏 들으면 ‘그다지 사용하고 있는게 없으니 불편할 것 없겠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운동이 장기화되면서 많은 언론과 SNS에 확산되기 시작한 일본 기업과 일본 자본으로 운영되는 업체는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에 사람들은 새삼 놀라기 시작했다. 이제껏 자국 기업이라고 생각했던 수많은 업체가 사실 일본 자본, 경영가에 운영되어 이윤을 창출한다 하더라도 국내 경기 활성화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았을 것이다. 회사명, 대표명이 한국인이라 하여 모두 한국 기업과 자본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며칠 전, 또 하나의 기업이 해외 자본에 매각되어 유통업계를 들썩이게 했다. 바로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배달의 민족’ 이라면서 국산 이미지를 한껏 내세우던 ‘배달의 민족’ <우아한 형제들>의 매각이었다. 

사실 우아한 형제들이라 하면 음식점 메뉴와 전단지를 수집해 사람들에게 나눠주던 정보 제공 서비스가 전신이었다. 김봉진 대표는 꽤 오랫동안 ‘배달’ 이라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었던 지극히 한국적인 아이템을 이용했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를 전환하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했다.

그런 우아한 형제들의 성장에는 ‘배민 라이더’ 와 구체적이고 고유한 이미지 마케팅, ‘배민 라이더스’ 같은 프리미엄 서비스의 시작 등 수많은 변화와 시도들이 있었다. 그리고 배달의 민족의 변화는 ‘요기요‘를 비롯한 다른 배달 업체에까지 영향을 끼쳤고, 최근에는 ’쿠팡‘ 같은 대기업에서도 ’쿠팡 이츠‘ 라는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가는 선구자적 면모를 보여온 국산 기업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우아한 형제들’ 이 4조 7000억 원 이라는 엄청난 금액에 독일계 투자회사 ‘딜리버리히어로’에 합병되었다. 이전에 이미 ‘요기요’를 보유한 ‘딜리버리히어로’였기에 이런 배달의 민족 매각이 앞으로 국내 배달 산업을 독과점화하게 만들어 소비자들과 자영업자들에게 불리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이제껏 ‘요기요’를 비롯해 몇몇 경쟁업체가 존재했기에 어느 한 업체가 일방적으로 수수료나 광고 중개료 등을 올리거나, 맛집 리스트를 업로드하는 데 있어 공정성을 잃지 않았는데 앞으로 한 지주 회사 내에서 두 가지 다른 이름의 앱이니 함께 담합할 것이라는 예측인 것이다. 

 하지만 실제 김봉진 대표가 완전히 일선에서 매각 후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경영진 중 최대 개인주주가 되어 3인의 최고위원회에 합류하고, 그룹 차원의 중요 의사결정에서 참여할 것이며, 앞으로 아시아 지역의 사업 전반을 경영할 것이라는 조항이 매각 세부안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간 국산 기업, 배달의 민족으로서 청년 기업의 성공이라는 자부심과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우아한 형제들’ 의 기업 이미지에는 좋은 영향으로 활약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또한, 이런 국민 여론을 뒷받침할만한 기사가 바로 다음 날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독과점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져 우려를 낳고 있다. 바로 치킨, 피자 등 프랜차이즈 업계를 대상으로 받는 주문 중개수수료를 평균 1% 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계약 팔표였다. 결국 한 지주업체 산하의 앱 이니만큼 앞으로 다른 배달앱 역시 연달아 수수료를 올릴 경우, 점주와 고객 모두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 자명해보이기 때문이다. 

상생, 물론 모든 독점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한 지주회사에서 동종 업계의 두 업체를 모두 병합하는 것 역시 불법적이라 볼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식으로 거대자본에게 매각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을 볼 때마다 이렇게 모든 업종이 결국 하나의 자본이 한 업종을 독식하는 구조로만 늘어난다면 이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결코 좋은 영향력으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가지게 만든다. ‘게르만 민족이 되어버린 배달의 민족’ 더 이상 우리 민족의 얼을 광고 슬로건으로 내세우기는 어려워보인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저작권자 ⓒ유튜버월드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