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을 창조한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은 14세기 이후 한 번도 벗어나지 못했던 여성들의 코르셋에 의한 압박을 비판하고, 이를 대신할만한 ‘바닥에 닿지 않는 치맛자락’과 ‘코르셋이 필요 없는 여성용 상의’ 의 샤넬룩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패션으로 코코 샤넬은 여성을 해방시킨 존재로 패션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이 될 수 있었다. 몇 세기가 지나, 최근 여성들 역시 ‘탈 코르셋’을 외친다. 이는 단지 코코 샤넬이 말했던 코르셋의 물리적인 압박을 벗어나겠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여성에게 가해지는 규범, 강요, 압박, 구속으로부터 모두 해방되어, 진정한 인간으로서 아름다움을 가진 존재가 되어야한다는 새로운 여성인권 운동의 상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이제는 여성이 아닌 남성들이 기존에 남성에게 가졌던 성적 선입견과 제한적이었던 분야의 새로운 소비자, 트렌드세터로 나서고 있다. 바로 ‘그루답터(Groodopter)’라 불리는 남자들이 그들이다.
‘그루답터(Groodopter)’ 이는 고양이과 동물들이 서로의 털을 골라주면서 외견을 다듬어주는 행위인 ‘Grooming’ 이라는 단어와 어떤 분야이든 빠르게 가장 최신의 것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Early Adopter 의 합성어이다.
이는 기존의 외면에 관심을 가지고 화장을 하는 남자 = 그루밍족보다 한 벌 앞서 진화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루답터에 속하는 남성들은 화장품, 패션 트렌드가 민감하며 어떤 뷰티 계열의 신제품이든 먼저 사용하고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면도를 해도 수염자국이 지저분해 보인다면 레이저 제모를 하고 주름을 없애는 시술도 받는다. 살이 찌면 다이어트나 성형외과 방문 성형까지도 주저하지 않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는 과거 여성들을 주요 고객으로 영업하던 성형업계와 뷰티 업계의 주요 고객 트렌드까지 바꾸는 주요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오프라인에서도 구르답터, 그루밍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백화점 남성 전문관 매출은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20~30세대의 구매율이 매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최대 뷰티 플랫폼 카페의 데이터 분석 자료에 의하면 최근 10년 사이에 남성 회원의 가입, 활동 비중은 6%에서 20% 이상으로 늘어났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는 남성 그루답터들이 뷰티업계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 진다. 그리고 이런 영향력에 주목한 국내외 남성 화장품 업계에서는 두 배 이상 늘어난 남성의 구매력을 반영해 그에 따른 전략과 상품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자신의 외면에 대한 투자 역시 삶에서 필요한 것이라고 여기며, 기존의 남성들이 가지고 있던 ‘미래 가장이 될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이나 공적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여성들은 탈 코르셋을 외치며, 더 이상 화장을 하고 머리를 기르고 활동적이지 않은 옷을 입지 않기 시작했다. 반면 남자들이 오히려 활동성이 아닌 자신의 개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몇 년 전과는 아주 달라진 사회적 통념과 남녀인식을 반증하는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 마치 이런 트렌드가 1~2년 사이에 등장했다고 생각하는 생각과는 달리 몇 년에 걸쳐 천천히 자리 잡은 트렌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남성의 외면에 변화를 일으켰다. 예전에는 ‘남자답지 못하다.’ 라는 말로 같은 남성들 사이에서도, 여성들에게도 배척당하던 ‘화장하고 꾸미는 남자’ 가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 ‘자신을 꾸미고 가꿀 줄 아는 진정한 자기관리 남자’ 로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으니 말이다.
외모도 경쟁력이 되는 시대, 자기개발이 곧 필수인 시대에 사는 지금의 트렌드에 걸맞는 남성들의 변화된 움직임, 이 업종에 관심을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목해야 할 트렌드 중 하나일 것이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저작권자 ⓒ유튜버월드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