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에 사는 언니들, 세상의 모든 이별 감성을 표현한 듯

데이식스 - 예뻤어 / DAY6 - You Were Beautiful

유성연 기자 승인 2020.03.16 03:20 | 최종 수정 2020.03.24 17:03 의견 0

학창시절, 아마 내 인생에서 라디오를 그렇게 오래, 자주 들었던 건 그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 점심시간, 석식 시간, 틈만 나면 음악 대신 워크맨으로 라디오 채널 맞춰 듣던 추억, 요즘에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라디오 프로그램은 대체로 청취자의 사연을 소개해주고, DJ가 그에 추천곡을 틀어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어느새 나는 라디오를 듣지 않는 어른이 되었고, 이제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들어주고 노래를 추천해주는 일은 없어졌다. 하지만 뉴트로 감성의 시대라는 말을 자주 들어서일까? 가끔 그 시절, 노래를 들으며 ‘이건 딱 내 이야기야!’ 라고 말하던 때가 그리워지곤 한다. 

그리고 그럴 때,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라디오 청취자 사연을 보내지 않아도, 유튜브 채널에 내 사연을 소개하고, 상담을 받고, 노래를 추천해줄 수 있는 채널을 알게 되었다. 시작은 내가 평소 좋아하는 작사가 중 한 명이었던 ‘김이나 작사가’ 의 채널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부터였다. 그런데 이 채널이 생각보다 소소한 재미가 있달까?

“당신의 사연을 직접 들어주고, 마음을 움직일 노래를 추천하고 불러줄게요.”

김이나 작사가뿐만 아니라 딘딘, 데이브레이크 이원석, 정세운이 함께 나오는 ‘방언니’ 채널, ‘왜 언니 채널이라면서 언니는 김이나 작사가 한 명 뿐이지?’ 라는 약간의 의아함이 먼저 든다. 하지만 그럼 어떤가? 왠지 간만에 감성 코드 맞는 채널을 발견한 기분으로 하나씩 보는 재미가 있었다. 

‘너의 이야기, 우리가 들려줄게.’ 특히 연애 이야기, 친구 이야기 같은 사람관계에서 힘들거나 즐거웠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수다를 떨 듯 이야기하는 재미가 또 있지 않은가? 혼자 방구석에서 답도 나오지 않는 고민을 하기보다 과감하게 자신의 사연을 소개해달라고 올린 사람들을 위해, 이 채널 유튜버들은 재미있게 사연을 소개해준다.

역시 이런 영상의 재미란 ‘남의 연애 이야기’ 이기에 마음껏 조언도 하고, 간섭도 해보는 재미랄까? 그런가하면 사연의 주인공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노래를 정세운, 데이식스, 소란, 10cm, 자이언티 같은 독특한 음색과 감성을 자랑하는 실제 가수들이 불러주는데 이게 또 굉장한 감동을 안겨주는 것이다. 

“예뻤어. 
더 바랄게 없는 듯한 느낌
오직 너만이 주던 순간들
다 다 지났지만넌 너무 예뻤어“

지나고 보면 내 초라했던 사랑도 모두 어느 노래 가사말처럼 아름답고 고귀한 추억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에 예전, 자신에게 잘해줬던 여자친구,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는 사람에게 딱 어울리는 노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이 오는가 했더니 찬바람이 불어서 왠지 움츠려드는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집에 있다보니 더 이런 노래가 귀에 들어오는지도 모른다. 

‘고막메이트’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고, 착착 달라붙는 것처럼 감미로운 음악을 들었을 때, 마치 내 이야기처럼 가슴을 목메이게 하는 것 같은 가사를 들었을 때, 그런 순간이 떠오르는 말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채널 영상을 계속 보다보면 세상의 모든 이별 감성을 표현한 모든 노래를 들어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그런 기분이 드는 채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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