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IT 유튜버 잇섭이 최근 기습 출시된 삼성의 보급형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3 FE(Fan Edition)' 사용기를 공개했다. 버즈3 FE는 플래그십 모델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10만 원대 중반 가격으로 출시돼 '가성비 에디션'을 표방했지만, 잇섭은 현 시점의 가격과 성능을 두고 "출시 시기가 많이 아쉽다"는 평가를 내렸다.

프로의 디자인을 입고, 핵심 기능은 덜어내다

버즈3 FE의 출고가는 15만 9천 원(각종 혜택 적용 시 12만 1천 원)으로 책정됐다. 잇섭은 "버즈3 프로와 3~4만 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가격대가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디자인은 버즈3 프로의 룩을 따르지만 원가 절감의 흔적이 눈에 띈다. 프로가 유광 케이스를 채택한 반면, FE는 뚜껑 상단만 유광이고 바디 전체는 무광의 매트한 소재로 마감됐다. 또한, 가성비 라인업인 만큼 케이스의 무선 충전 기능이 빠졌다.

착용감 면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잇섭은 노즐 면적이 더 작은 FE가 프로보다 밀착감이 더 좋다고 느꼈다. 그러나 통화 품질 향상을 위한 VPU(Voice Pickup Unit) 기능과 고음질 통화 및 오디오를 위한 초광대역 음성, UHQ 옵션 등 핵심 기능은 FE에서 제외됐다. 버즈3 프로에 탑재된 대화 감지, 사이렌 감지 등 갤럭시 AI 기반의 소음 제어 최적화 관련 기능 역시 사용할 수 없다.

음질은 '격차', 노캔은 '선방'…FE의 아쉬운 지점

성능 면에서 가장 큰 차이는 음질에서 발생했다. 버즈3 프로가 우퍼와 트위터로 구성된 투웨이(2-way) 드라이버를 탑재한 반면, FE는 11mm 다이나믹 드라이버 한 개만 탑재했다.

잇섭은 FE의 기본 음질이 "나쁘지 않고" 밸런스 있게 잘 다듬어져 호불호를 크게 타지 않는다고 평가했지만, 프로와 비교했을 때는 격차가 크다고 단언했다. 프로는 저음의 양과 악기 소리의 해상력이 월등히 좋았고, FE는 고역대에서 소리가 날카롭게 들리거나 전체적인 음이 뭉쳐 들리는 아쉬움을 보였다. 특히 프로를 듣다가 FE를 들으면 "많이 답답하다"는 역체감이 심했다.

반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성능은 예상 밖의 '선방'을 기록했다. 잇섭은 프로와의 노캔 격차가 음질만큼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음질의 갭이 100이라면 노캔은 30~40 정도로, FE의 노캔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평가다. 저역대는 잘 막아주지만 고역대는 물리적 한계로 인해 아쉬움을 보였다.

가격 인하가 절실한 '가성비 에디션'

잇섭은 전반적으로 버즈3 FE가 버즈3 프로의 염가형 버전으로서 괜찮게 나왔지만, 현재의 가격 정책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정리했다. 출시된 지 시간이 지나 가격이 내려온 버즈3 프로와 가격 차이가 3~4만 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음질 등 핵심 기능의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잇섭은 "현재 출고가 기준으로 FE를 구입할 메리트는 많이 없는 것 같다"고 판단하며, FE가 10만 원 초반대, 혹은 10만 원 아래로 내려온다면 "상당한 가성비로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단서를 달았다. 현재로서는 중고 거래라도 버즈3 프로를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