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소처럼 유튜브를 열고 채널 검색을 검색하다가 시선이 고정된 영상콘텐츠 한편이 있었다. 채널을 소개하기에 앞서 먼저 그 내용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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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드레스를 입은 예쁜 신부와 꽃으로 가득한 결혼식장, 전형적인 일본식의 결혼식장에 한 신부의 아버지가 연사를 하기 위해 서 있다. 딸을 잘 키워 시집을 보내는 아버지의 눈망울은 촉촉해졌다. 아마 그 모습을 실제로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부모로서 가지는 그 기쁨과 아쉬움을 충분하게 헤아리지는 못한다 해도 따뜻한 분위기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신부의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자신의 죽은 아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자신의 아내는 치매로 인해 투병 생활을 하다가 집안 화재로 인해 갑작스럽게 죽게 되고, 그 이후에 자신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에 대해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좋은 날, 좋은 자리에서 왜 갑자기 죽은 이의 이야기를 꺼낼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나도 모르게 빠져들 듯이 7분이라는 시간을 이 짤막한 영상에 몰입했다.
그 신부의 아버지는 평생 일에 빠져 열심히 일했다. 자신이 출세하는 것이 가족을 위하는 길이라고 믿고 살아온 것이다. 그러다가 자신의 아내가 치매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일을 하며 바쁜 일상은 변하지 않았고, 그렇게 신경 쓰지 못하는 사이에 아내의 병세는 점점 나빠졌다.
급기야 아내는 다리미로 옷을 다리다가 전원을 끄는 것을 깜빡해 그것이 원인이 되어 화재가 나고, 아내는 연기로 인해 죽고 만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의 눈앞에 죽은 아내의 환영이 보이기 시작했다. 집안 곳곳에서 살아있을 때와 별반 다를 것 없이 지내는 아내의 환영, 처음에는 너무 놀라웠고, 귀신이 나타난 것처럼 두렵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곧 그리운 아내의 모습을 환영으로나마 보는 것에 익숙해지고,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을 아내의 환영과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한, 아니 알았지만 무시하고 지나간, ‘나중에 이야기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그런 일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내와의 추억, 그리고 약속, 그리고 얼마나 자신이 아내를 사랑하는지를 깨닫고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
사랑하는 아내가 살아있을 때 잘 해주지 못했던 후회와 슬퍼하는 마음은 안타까운 일이었으나 그 이후에야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게 된 이야기. 아버지가 딸의 결혼식 때, 죽은 아내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신랑 신부 두 사람이 결혼 후에 서로 돕고 의지하며 후회 없는 일생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아버지의 바람이 담겨져 있다.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상을 본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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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스낵무비’는 단 몇분 정도로 영화 혹은 드라마를 요약해 편집해 올리고 있는 채널이다. 채널 제목에서처럼 마치 작은 과자 한 봉지 정도 먹을 시간에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채널이다.
어떤 작품이든지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놓친 영화나 드라마는 이 채널에서 마음을 달래기엔 충분했다. 이런 영화 저런 드라마 모두 다 챙겨볼 수는 없다 보니 나에겐 딱 ‘안성마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보고 싶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다고 생각할 때나 결말이 궁금하기는 하지만 굳이 시간을 내서 영화관에 가서 볼 정도의 필요는 느끼지 못하는 작품이 있을 때, 이 채널에서 유튜버의 나래이션을 따라 편집된 영상을 보면 된다.
스낵무비에 올라온 많은 영상들은 저마다 마지막 감상느낌은 조금씩 달랐다. 어떤 때는 ‘너무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꼭 본편을 봐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아 역시 이 영화는 극장에서 보지 않은 게 다행이야.’라고 생각된 작품도 있었다.
‘7분’이라는 시간. 그 시간은 길게 몰입해야 하는 다른 취미보다 ‘스낵무비’를 통해 짧은 이야기를 감상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편, 5만구독자를 보유한 채널 스낵무비는 정보설명에서 “영상은 짧지만 1개 영상 제작하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 투자가 필요합니다. 재미있게 시청 하셨다면 ‘좋아요’와 ‘구독’을 통해 저희를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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