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이 복슬복슬 하고 나무 색이 나는 털을 가진 개 한 마리, 소박해보이지만 너무나 자유로워 보이는 교외의 작은 집, 그 곳에서 혼자 지내는 자유. 거기다 맛있는 라면까지, 이 중에 어찌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있을까? 부럽지 않은 것이 있을까? 간혹 유튜브 채널을 뒤적이다가 그런 영상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을 누릴 때가 있다.

부러운 모든 것을 누리고 있는 사람은? 바로 연예인, 구혜선이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TV에서 ‘신혼일기’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남편이자 모델인 안재현과 신혼 생활의 소박함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 때 강원도 산골에서 두 사람이 소박하게 밥을 해 먹고, 신혼답게 토닥이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던 인상이 남아있다.

물론, 두 사람 중 어느 한 사람의 팬인 것도 아니었지만, 그저 눈 오는 강원도, 밖이 훤히 보이는 큰 창이 있는 집, 고양이며 강아지가 가득가득 뛰어 다니는 마당이 있었을 뿐이다. 아! 그러고 보니 이 유튜브 영상은 그 때 내가 부러워했던 ‘신혼일기’ 속 강원도 풍경과 너무 닮았다.

유튜브에서 이 채널은 ‘치비티비’이다. 사실 구혜선의 백수일기는 이 채널에서 5번째 올라온 영상이다. 그만큼 채널을 개설한지는 얼마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역시 구혜선의 인기를 증명하듯 벌써 4만 명이 넘었다. 잘 알려졌다시피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개인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는 아마 이 교외 작은 집을 작업실로 쓰는 중인 것 같았다. 자신이 사랑하는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말이다.

그녀가 따뜻한 봄날, 리트리버 강아지와 냄비, 버너, 라면 한 봉지를 챙겨들고 마당에 나왔다. 예전 TV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보여주던 그녀만의 ‘독특한 요리’를 보여주려는 것일까?

▲ CHIBi TV 치비티비 <구혜선의 백수일기> 中

된장을 한 스푼, 된장라면, 맛이 없을 리 없을 것 같기도 하면서, 또 독특한 조합,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맛있게 라면을 먹는다. ‘라면과 함께 가지고 온 계란 하나는 왜 안 넣는 것일까?‘ 라는 의문을 내가 가질 때쯤, 그 삶은 계란은 반려견의 것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최근 들어 연예인들의 유튜브 채널을 자주 보게 된다. TV나 영화 스크린에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그 혹은 그녀의 일상을 엿보는 느낌이 색달라서인지, 한 번쯤 어느 연예인의 채널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들어가 보곤 한다.

물론, 방송과 유튜브 채널은 전혀 다르다. 유머, 홍보, 일상 브이로그, 비슷한 듯 다른 그들의 유튜브. 아마추어 유튜버의 방송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곤 한다. 특히 브이로그 같은 것은 마냥 먼 존재처럼 느껴지던 연예인의 일상을 함께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할까? 하지만 구혜선의 채널 영상은 그런 영상들과 또 다른 느낌이다.

뭐랄까, 영상을 이루고 있는 프레임, 한 컷 한 컷이 하나의 엽서 같다. 한창 대학시절, 사 모으던, 멋진 시 구절이 평화로운 풍경 사진과 어우러진 그런 느낌의 엽서 말이다. 그냥 일상적인 말들이나, 지금 하는 일, 느낌, 아무렇지 않게 쓰고 영상에 붙여 넣은 것 같은 그 글씨와 여백이 그녀만큼이나 독특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영상과 확연히 다른, 자신만의 스타일을 잃지 않았다는 것은 역시 그녀다워서 좋다고나 할까?

누구든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그것을 하나의 영상으로 남길 수 있는 곳, 그녀의 채널을 간혹 기다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유성연 기자]

유튜버월드 유성연 기자 tjddus@newsfinder.co.kr 유성연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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