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우리나라 생리대 가격이 유독 비싸지 않으냐"며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즉각 실력 행사에 나섰다. 공정위는 최근 국내 생리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유한킴벌리, LG유니참, 깨끗한나라 등 제조 3사에 대해 강도 높은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조사는 단순히 가격이 높다는 불만을 넘어, 시장 지배적 사업자들이 담합을 통해 가격을 부풀리거나 유통 과정에서 부당한 이득을 취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위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천문학적인 과징금은 물론 형사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어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국 생리대, 정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일까?
시민단체와 해외 통계 자료는 대통령의 지적이 사실에 가깝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해외보다 40% 비싼 가격: 여성환경연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생리대 가격은 미국·일본 등 주요국보다 평균 39.55% 비싸다. 일부 브랜드는 최근 1년 사이 가격을 12%나 올리며 물가 상승률을 상회했다.
·월경 부담 비용 세계 3위: 전 세계 107개국을 대상으로 한 월경 비용(생리대, 진통제 등 포함) 조사에서 한국은 월평균 약 3만 6,436원을 기록했다. 이는 알제리, 요르단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치로, 한국의 소득 수준을 고려해도 매우 이례적인 부담이다.
왜 한국에서만 유독 비쌀까?
전문가들은 한국 생리대 가격이 높은 이유로 세 가지 구조적 모순을 꼽는다.
·높은 원자재 수입 의존도: 생리대의 핵심 원료인 펄프와 흡수체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환율 변동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는 구조다.
·'프리미엄' 일변도의 시장: 2017년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 이후, 국내 소비자들은 유기농·친환경 제품을 선호하게 되었다. 기업들은 이를 이용해 고가의 프리미엄 라인 위주로 제품군을 재편했으며, 유기농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약 26.6%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견고한 독과점 체제: 상위 3~4개 업체가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경쟁이 실종된 시장에서 업체들이 눈치보기식 가격 인상을 단행하거나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깔창 생리대'의 비극 반복 안 돼... 보편적 복지 시각 필요
2016년 가난한 청소년들이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대신 사용했던 '깔창 생리대'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생리대는 선택재가 아닌 여성의 생존과 직결된 필수의약외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계기였다.
이번 공정위 조사는 단순히 기업의 목을 죄는 것이 아니라, 필수 생필품에 대한 '가격 합리화'와 '생존권 보장'이라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유튜브 전문 매체들은 이번 조사가 실제 가격 인하로 이어져, "생리대 값이 무서워 화장실 가기 겁난다"는 여성들의 고통을 끝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