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지식 채널 '보다 BODA'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인기 에피소드를 한데 모은 "역사 ASMR 몰아보기"를 공개했다. 신병주 교수(조선사), 강인욱 교수(고고학), 박현도 교수(이슬람학), 곽민수 소장(이집트학)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역사 속 '또라이' 왕들과 인물들에 대한 재평가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게 했다.

◆ 조선의 '원탑' 연산군과 비극의 군주들

·연산군의 광기: 조선 역사상 비교 불가능한 폭군의 전형으로 꼽히는 연산군은 단순히 어머니의 죽음 때문에 미친 것이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그의 내면적 인성이 이미 어릴 적부터 파탄에 가까웠음을 지적한다. (예: 아버지가 아끼던 사슴을 활로 쏴 죽인 일화 등)

·사약의 진실: 드라마에서는 사약을 마시면 즉시 피를 토하며 죽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사약을 몇 사발이나 마시고도 죽지 않아 교형(목을 졸라 죽임)에 처해진 사례도 많았다.

·인조의 공포: 인조가 아들 소현세자를 독살했다는 의혹의 배경에는 '자신의 왕위를 아들이 찬탈할지도 모른다'는 지독한 권력에 대한 집착과 공포가 있었다.

◆ 이집트 파라오와 중동의 통치자

·이집트의 파라오: 고대 이집트 기록에는 '폭군'이라는 개념이 희박하다. 이는 파라오 자체가 곧 국가이자 신이었기 때문에, 왕의 의지에 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질서를 부정한 파라오는 사후 기록에서 철저히 삭제되기도 했다.

·이슬람의 독특한 왕: 밤에 사람이 돌아다니는 것을 금지하거나 가혹한 처벌을 일삼았던 이슬람 세계의 독특한 통치자 하킴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다뤄졌다.

◆ 역사적 인물의 입체적 재평가 (진기스칸과 간디)

·진기스칸의 변신: 과거에는 '살육과 파괴의 상징'이었던 진기스칸이 현대에 들어 '글로벌 네트워크의 개척자'로 추앙받게 된 배경에는 냉전 시대의 정치적 담론(팍스 몽골리카 vs 팍스 아메리카나)이 숨어 있었음을 강인욱 교수가 날카롭게 분석했다.

·간디의 이면: 성자로만 알려진 간디 역시 그의 사상과 행동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거나 당대의 필요에 의해 편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인문학 없는 과학은 위험하다"

영상 말미에서 전문가들은 인문학적 소양과 역사를 배우는 목적에 대해 다시금 강조했다. 과학기술은 인류를 이롭게 하지만, 이를 다루는 인간이 역사와 철학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수십만 명을 학살하는 무기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경고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가 가져야 할 균형 잡힌 시각의 근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