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라고 하면 흔히 여성만의 문제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남녀 모두에게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생애 주기다. 여성은 폐경 전후로, 남성은 중년 이후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서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겪게 된다. 중요한 건 이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미리 알고 준비하는 거다.

여성은 대표적으로 난소 기능이 떨어지면서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히 줄어든다. 그 결과 안면 홍조, 불면증, 우울감, 골다공증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남성도 마찬가지로 호르몬이 줄면서 피로감, 근육량 감소, 체중 증가, 성욕 저하 같은 변화를 겪는다. 겉으로 티가 잘 안 날 뿐이지, 몸속에서는 똑같이 신호가 울리고 있는 거다.

그렇다면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우선 생활 습관이 기본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호르몬 감소로 약해지는 근육과 뼈를 지켜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든다. 꼭 헬스장에 갈 필요는 없다. 빠르게 걷기, 가벼운 근력 운동,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만 꾸준히 해도 충분하다.

식습관도 중요하다.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 근육 손실을 막고, 칼슘과 비타민 D를 챙겨 뼈 건강을 지켜야 한다. 두부, 두유, 콩 같은 식품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어 여성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 남성도 과음이나 과식은 피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게 기본이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게 마음 관리다. 갱년기에는 호르몬 영향으로 감정 기복이 심해지기 때문에 스스로를 탓하거나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주변에 솔직하게 털어놓고, 같은 경험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필요하다면 전문가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갱년기는 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인식이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변화를 인정하면서 삶의 속도를 조금 조절하는 것. 그것이 갱년기를 슬기롭게 보내는 첫걸음이다. 미리 준비하고 관리한다면 갱년기는 단순히 힘든 시기가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