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가벼운 호기심이었다. “설탕만 줄여도 몸이 달라질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한 달 챌린지. 사실 나는 커피에 설탕을 넣지 않아도 마실 줄 알았고, 초콜릿이나 케이크를 그렇게 자주 먹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당 줄이기’를 선언하고 나니, 평소에 내가 얼마나 많은 설탕에 둘러싸여 살고 있었는지 깨닫게 됐다.
첫 주는 정말 힘들었다. 아침마다 마시던 달달한 라떼 대신 그냥 아메리카노를 마시려니 입안이 심심하고 기운이 안 나는 것 같았다. 점심에 반찬으로 나오는 양념도 은근히 달아서 피해야 했고, 저녁에 TV 보면서 무심코 집어먹던 과자 봉지도 손이 갔다. ‘내가 단 걸 그렇게 좋아했었나?’ 싶을 정도였다. 두통이 오고, 괜히 예민해지고, 뭔가 허전한 기분이 계속 들었다. 말 그대로 당 끊기 금단현상이었다.
하지만 둘째 주부터 몸에 조금씩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피부가 달라졌다. 늘 달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올라오던 뾰루지가 거의 사라졌다. 아침에 거울을 볼 때 ‘어? 피부가 좀 맑아졌는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또 하나 놀라운 건, 입맛이 바뀌었다는 거다. 전에는 밍밍하게 느껴지던 과일이 훨씬 달게 느껴졌다. 귤 한 조각만 먹어도 충분히 달고 상쾌해서 굳이 초콜릿을 찾을 이유가 없었다.
셋째 주부터는 에너지가 달라졌다. 오후만 되면 늘 졸리고 집중이 안 됐는데, 설탕을 줄이고 나니 그런 ‘당 떨어짐’ 같은 현상이 거의 사라졌다. 점심을 먹고 나서도 머리가 맑고, 공부나 일을 할 때 집중이 더 잘됐다. 밤에 잠드는 것도 훨씬 수월해졌고, 아침에 일어나는 게 덜 괴로웠다.
넷째 주, 한 달이 끝났을 때 체중계에 올라가 보니 2kg 정도 줄어 있었다. 특별히 운동을 더 한 것도 아니고, 식사량을 줄인 것도 아니었는데 단순히 설탕 섭취를 줄였을 뿐이었다. 몸이 가벼워지고, 속도 편해지고, 괜히 기분도 상쾌했다.
물론 완전히 설탕을 안 먹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챌린지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됐다. 우리가 무심코 먹는 가공식품과 음료에 얼마나 많은 설탕이 숨어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몸에 영향을 미치는지 말이다. 지금도 나는 커피를 그냥 블랙으로 마시고, 간식 대신 과일이나 견과류를 먹는다. 예전처럼 설탕이 꼭 필요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한 달간 설탕 끊어봤더니?”라는 질문에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피부, 체중, 컨디션, 기분까지 달라진다고. 만약 당신도 뭔가 새로운 건강 습관을 시작하고 싶다면, 당 줄이기 챌린지를 추천한다. 힘들지만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