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지면서 괜히 기침이 늘고 몸이 찌뿌둥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 많아진다. 가을은 여름의 무더위를 지나면서 몸이 지쳐 있는 데다 일교차까지 크니까 면역력이 떨어지기 딱 좋은 계절이다. 그런데 억지로 보약이나 비싼 건강식을 찾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몇 가지만 챙기면 면역력을 꽤 든든하게 지킬 수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건 수면이다. 밤이 길어지는 가을은 사실 푹 자기 좋은 계절인데, 괜히 늦게까지 휴대폰 붙들고 있다가 피곤함을 쌓아두는 경우가 많다. 수면이 부족하면 면역세포의 활동력이 떨어지고 몸 전체 회복력이 떨어진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려는 리듬을 잡는 게 핵심이다. 잠자기 전 불빛을 줄이고,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꾸준한 움직임이다. 가을엔 걷기 딱 좋다. 근처 공원이나 동네 산책로만 가도 은행나무, 단풍잎이 색을 바꾸는 걸 보면서 몸도, 기분도 달라진다. 가볍게 땀이 배어날 정도의 걷기만 해도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면역세포가 활발하게 움직인다. 운동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오늘은 두 정거장 먼저 내려서 걸어야지” 정도의 마음으로 시작하면 충분하다.
세 번째는 음식이다. 가을 제철 과일과 채소는 그냥 선물 같은 존재다. 사과, 배, 감 같은 과일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버섯류는 면역력 강화에 좋다. 고구마나 단호박 같은 뿌리채소는 몸에 따뜻한 에너지를 주면서 속도 든든하게 채워준다. 여기에 발효식품을 곁들이면 장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데, 장이 튼튼해야 면역력이 제대로 돌아간다. 김치, 된장, 요구르트 같은 건 매일 조금씩 챙기면 충분하다.
네 번째는 마음 관리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우리 몸은 염증 반응을 쉽게 일으키고, 결국 면역력이 떨어진다. 가을은 풍경이 주는 위로가 있으니, 잠깐이라도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낙엽 밟는 소리를 들으면서 스스로 여유를 주는 게 좋다. ‘오늘은 그냥 이 순간을 즐기자’는 마음 하나가 몸의 방어력을 살려준다.
마지막으로 수분 섭취를 빼놓을 수 없다. 날씨가 서늘해지면 목이 잘 마르지 않아 물을 덜 마시게 되는데, 그게 함정이다. 수분이 부족하면 점막이 건조해지고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워진다.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서 몸속 환경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게 면역력 지키는 기본이다.
가을은 잠깐 방심하면 감기나 독감 같은 잔병치레가 시작되는 계절이지만, 반대로 작은 습관만 잘 챙겨도 1년 중 가장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수면, 걷기, 제철 음식, 마음 챙김, 수분 섭취. 이 다섯 가지만 꾸준히 실천한다면 면역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돈 들이지 않고, 억지 노력 없이, 그냥 가을이 주는 선물을 즐기면서 몸을 돌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