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다면, 꼭 보길 추천하는 영화

'기묘한 이야기 : 맞은편 자리의 연인' 영화평

안지수 기자 승인 2023.11.01 04:36 의견 0


“지금은 아무리 슬프고 사는게 힘들어도 당신은 반드시 행복해집니다.”

퇴근 후 저녁 7시. 혼자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 스즈.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꿈이다. 그녀에겐 오랜 연인인 요시키가 있다. 스즈는 그를 위해 매일 같이 밥상을 차리지만 요시키는 그 정성을 당연히 여기며 그녀에게 별 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아버지의 유품인 시계를 선물할 만큼 지극정성을 쏟는 스즈와 달리 요시키는 그녀를 부담스러워하기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카페에 갔던 스즈는 이상한 일을 경험한다. 저녁 7시 정각, 종소리와 함께 카페 내 사람들이 완전히 사라지고 한 할아버지가 나타나 스즈에게 합석을 요청한다.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자 할아버지는 자신을 스즈의 연인이라 소개한다. 스즈는 당황하지만 그와 간단한 몇 마디를 나누고 얼마 후 할아버지가 사라지며 카페는 원래대로 돌아온다.

그날의 만남이 인상적이었던 스즈는 다음날 같은 시간에 같은 카페를 방문한다. 역시나 이번에도 할아버지는 나타났고 두 사람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다. 할아버지는 스즈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고 그녀가 좋아하는 오므라이스를 시켜주며 함께 식사를 한다. 특이한 건 할아버지가 오므라이스에 마요네즈를 뿌려먹는 다는 것이었다.

스즈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냐 묻자 할아버지는 그녀와 같이 걸었던 순간이라 말한다. 자신과의 평범한 일상을 행복으로 받아들이는 미래의 남편을 보며 스즈는 행복해한다. 심지어 할아버지의 손목엔 아버지의 유품인 시계가 걸려있었고 스즈는 할아버지가 자신의 약혼자 요시키라 확신하지만 정작 요시키는 오므라이스에 마요네즈를 뿌려주자 얼굴을 찡그리며 싫어한다.

할아버지가 비 오는 날 자신에게 청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스즈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스즈는 낯선 여자와 팔짱을 끼고 택시를 타는 요시키를 보게 되고 바람을 들킨 요시키는 그녀와 헤어지자 말하며 유품을 돌려준다. 슬픔을 못 이겼던 그녀는 안 좋은 생각을 하려 하지만 자신을 아껴주던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그가 요시키가 아니라는 걸 확신한다.

스즈는 헐레벌떡 카페로 달려갔지만 그 자리에 할아버지는 없었고 편지 한 장이 남겨져 있었다. 알고 보니 할아버지는 자신을 만나기 전 가장 힘들었던 시기의 아내를 위로해주기 위해 미래에서 시공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사용한 것이었다.


“스즈, 지금 아무리 슬프고 사는 것이 힘들어도 당신은 반드시 행복해집니다. 스즈는 아이를 위해서 목도리를 짜는 사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손자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상한 할머니가 됩니다. 미래의 가족은 모두 스즈를 매우 좋아합니다. 스즈 덕분에 정말로 행복한 인생이었어.”

할아버지의 편지를 읽고 스즈는 자신이 원하던 미래가 이루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그녀는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상사로부터 인정도 받는다. 전 남자친구에게 다시 만나자는 연락이 오지만 스즈는 깔끔히 끊어내고 삶에 충실한다. 그러던 어느 날, 카페에 앉아 혼자 책을 읽고 있던 스즈는 우연찮게 합석을 하게 되는데. 앞에 앉은 남자는 오므라이스를 주문하고 그 위에 마요네즈를 듬뿍 뿌린다. 그 모습을 보던 스즈가 환히 웃으며 이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바로 ‘스스로에 대한 믿음’ 이다. 만약 스즈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도 현실의 어두운 면에만 자신을 가둬 두었다면 그녀는 현재와 똑같이 불안 속에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스즈는 자신의 행복한 미래를 믿었고, 미래의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현재를 살았다.

삶을 살다 보면 ‘이게 맞나? 나 제대로 가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는 그럴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난, 미래의 나에게 가장 좋은 것만 줄 거야. 이건 전부 미래의 나를 위한 거야!”

지금 이 노력도, 힘든 상황도 미래의 나를 위한 거름이라 생각하면 힘을 낼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고 나아가면 분명 그 미래는 나에게로 걸어올 것이다.

사실 최근에 몸이 많이 아팠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구역질을 하며 바닥에 널브러져 누워있었다. 그땐 돈이고 명예고 다 필요 없이 그저 다시 움직일 수 있게만 해달라고 신께 빌었다. 평범하고 당연했던 하루하루가 더 이상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은 순간, 나는 나의 일상이 얼마나 귀하고 가치 있는 시간들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감사하는 마음. 어쩌면 그것은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자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평범한 순간을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넘기곤 한다. 하지만 그런 순간조차 신이 주신 기적 같은 선물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래에 대한 믿음으로 단단하게 버텨냈던 스즈처럼. 지금의 안 좋은 일들이 결국은 더 좋은 길로 가기 위한 발판이라는 것을 믿는다면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너무 힘들 땐 이런 주문을 외워보자.

“괜찮아. 더 잘되려고 그런 거니까.”

[안지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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