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어린 가수의 죽음 앞에 잔인했던 대한민국의 민낯

신재철 기자 승인 2019.10.21 12:00 의견 0

갑작스러운 한 어린 가수의 실검 장악에 사람들이 모이는 곳마다 들썩 들썩이며 시끄러웠다.

바로 25살, 가수 겸 연기자였던 ‘설리’ 양의 자살 소식. 워낙 여러모로 이슈몰이를 하던 그녀였기에 사진 한 장, 발언 하나에 인터넷마다 그녀를 향한 악플과 비난이 넘치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었으리라. 하지만 대부분이 여느 화제성 있는 연예인의 삶이려니 하고 넘겼을 것이다. 특히 최근까지 TV예능에 출현하며 자신이 악플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말하던 그녀는 꽤나 자신을 향한 대중의 적나라한 평가에 담대하고 용기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25살, 생각해보면 다수의 타인이 내뱉는 악의어린 말과 평가에, 아무리 연예인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다한들 괜찮을 리 없지 않은가. 우리는 너무 그녀를 강하게만 생각했고, 그 결과 죽음을 생각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에 그녀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놀라운 것은 그녀의 죽음 뒤에 벌어진 사람들의 평가, 그리고 온갖 추문과  추측을 만들어내는 기사, 언론의 추태였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마저도 이슈화하며 눈요깃거리로 삼았던 경찰의 허술한 행정 처리까지. 대체 그 어린 여자아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 모든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경찰은 절대 비밀 엄수로 처리해야 할 사망에 대한 보고서를 유출시켰고, 25살 어린 딸을 잃은 비통함에 모든 것을 비공개로 하고 조용히 보내고 싶다는 유족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굳이 그 장례식장을 언론에 알린 기자의 잔인함까지 말이다. 

그 모든 일 안에는 사람에 대한 존중이 없었다. 죽음을 선택해야만 했을 만큼 고통스럽고 힘들었을 고인에 대한 존중, 사랑하는 친구이자 동료이자 지인이었을 사람을 어느 날 갑자기 떠나보내고 죄책감과 고통 속에 슬퍼하고 있을 그녀의 가족과 지인들에 대한 존중도 없었다. 주변의 눈치를 보면서도 그녀 스스로 사람들의 관심과 논란꺼리가 될 만한 일을 저질렀기에 이런 결론이 난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과연 죽은 이에 대한 조금의 존중과 애도의 마음이 있기는 한 건지 의심조차 들 정도였다.

몇 년 전, 비슷한 또래의 남자 가수가 우울증과 삶을 비관하여 자살을 선택했고, 지금 또 다시 벌어진 이 비극을 보며 정말 한국에서 악플을 비롯한 연예인에 대한 비난이, 우울증 환자에 대한 관심과 치료가 이 정도밖에 되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말했었다. 그런데 몇 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벌어진 것이다. 

‘표현의 자유’ 정말 멋있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되짚어보아도 자신의 표현의 자유와 자유로운 표현을 위해 애썼던 노력들만큼 많은 것들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또 다시 벌어진 안타까운 결과 앞에, 이제야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 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하고 있는 광경이 벌어지다니. 그마저도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며 반대하는 반대여론 덕분에 외양간을 고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대두되고 있다. 

물론, 인터넷 실명제를 한다고 하여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익명이며 자신의 정체를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무기삼아 남을 비난하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연예인이기 때문에, 비난받을만한 짓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엄청난 악플을 당연시여기는 것이 지금 대중의 현실이라면 실명제, 아니 그보다 더한 것이라고 우리에게 제지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 ‘내가 당했다면, 내가 들었다면 어땠을까?’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을 안다고 자소서에만 적을 생각하지 말고, 정말 자신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배려하고 움직이는 사람인지 우리 모두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