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뭐하니, ‘보스턴’ 일상들
외국에서의 독특한 취미생활 ‘한국 민화’ 그리기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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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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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미국 여행’이라고 하면 뉴욕이나 LA같은 곳이 떠오르지만 ‘보스턴’이라는 곳은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특히 보스턴이 미국 어디쯤 있는 도시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랜드마크가 있는 곳도 아니다. 그런데 하버드, MIT 같은 대학의 이름을 듣는다면? 아마 학부모가 아니라도 ‘거기에 있었어?’라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지 않을까?
오늘 소개하는 이 채널은 우리가 잘 모르는 미국의 ‘보스턴’ 도시에 사는 한 가족의 블로그 채널이다. ‘아라’와 ‘환’이라는 남매를 키우는 한국인 윤경씨는 한국에 살 때 미국인 남편과 만나 결혼했고, 그 이후 남편의 직장을 따라 브라질과 한국을 오고갔고 햇수로 2년 전, 남편이 퇴직한 후에는 미국의 보스턴에 정착하게 됐다.
그 사이에 아이 둘을 한국, 브라질에서 낳고 기르며 해외 살이를 하고 있다. 쉽지 않으셨을 텐데 늘 긍정적으로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세계 어디에 있건 한국인은 역시 적응력 최고야”라며 감탄이 나오기도 하다.
물론, 해외 살이를 브이로그로 제작해 업로드하는 커플은 유튜브에 정말 많다. 그런데 이 채널이 유독 재미있는 이유가 뭘까? 계속 보게 되는 이유가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재미있는 화법과 흥미로운 소재, 보스턴과 브라질이라는 다소 생소한 해외 살이를 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채널은 잦은 이사를 하며 가족들을 보살피는 한국인 엄마와, 그런 엄마를 중심으로 늘 즐겁게 지내는 가족의 일상이 담겨 있다. 이런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이들이 여유롭게 살고있는 그럴만한 이유를 몇 개 찾아보자면, 삼성그룹에서 18년이라는 기간 동안 근무했던 이력과 MIT 공대 출신의 화려한 스펙, 보스턴에서 학교에 다니며 자라나 다시 보스턴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를 보는 따듯함이 있다.
한국 학부모처럼 아이들 교육에 열성적으로 나서는 부모는 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상을 보면 미국 학부모도 참 할 게 많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내며 학교 행사에 참석해야 하고 방과 후 활동까지 정신없이 분주하다. 게다가 이 채널을 운영하는 윤경씨의 취미생활이 민화 그리기라는 것도 꽤 독특한 장점처럼 다가온다.
민화를 보는 것은 좋지만 직접 그릴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어떻게 일반 가정주부(실력은 절대 비전공자 같지 않다)가 이렇게 그릴 수 있었을까? 꽤 흥미로운 콘텐츠가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실력도 수준급이다. 그저 한국 고유 민화를 따라 그리는 수준을 넘어서 남편이 좋아하는 심슨 만화 캐릭터, 픽사나 디즈니의 유명한 캐릭터나 장면을 민화와 조화롭게 그려내는 솜씨는 보면 ’퓨전요리‘같으면서도 너무 매력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된다.
소소한 일상, 학교와 직장에 가고, 나들이 가고, 친한 친구를 만나는 그런 일상이 이렇게 소중해지고, 또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것이라고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새삼 이런 일상의 고마움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것을 느끼게 해주는 일상 채널도 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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