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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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0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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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도쿄 올림픽을 치루면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종목이 몇 가지 있었다. 처음으로 여자 동메달을 받은 체조 여서정 선수, 명불허전의 양궁 신화를 이룩해 낸 양궁팀, 그리고 메달을 획득하지 않았음에도 주목을 받았던 배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배구는 사실 보는 사람은 꾸준하게 보는, 우리나라에서 나름 프로 스포츠로서 꽤 안정적인 팬층을 보유한 스포츠 중 하나이다. 그만큼 몇몇 선수들이 화제가 되는 경우도 많고 팬덤도 구축되어 있다. 그리고 그런 배구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를 가지고 있는 선수라면 단언코 김연경 선수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국내 리그에 복귀해 자주 김연경 선수의 경기를 볼 수 있었던 시기도 잠시, 여러 불미스러운 일들이 생기면서 결국 올해부터 김연경 선수는 다시 해외 리그에서 뛰게 되었지만 그녀가 한국 리그에서 활약했던 시간은 국민들 마음 속에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우리는 그녀가 왜 국내 배구 선수 중 탑이라고 일컬어지는지, 왜 ‘국민식빵언니’ 라는 별치응ㄹ 얻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터키, 일본, 세계에서 가장 배구 종목이 국민 스포츠로 인기를 끌고 있고, 그만큼 리그와 선수층이 탄탄해 실력 또한 출중한 팀이 속속들이 대전 상대로 맞섰다. 우리나라가 현실적으로 메달권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구 중계 시청률은 치솟았고, 결국 메달권에 가지는 못했지만 올림픽 기간에도,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주변에서는 배구에 대항 칭찬이 가득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우리가 올림픽에서 보고 싶은 것은 메달을 얻는 세계 최고 선수의 경기뿐만 아니라, 진정한 스포츠맨쉽을 보여주는, 승부를 향한 선수들의 끈질긴 노력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김연경 선수가 유튜브를 한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제목만으로도 너무 유쾌한 ‘식빵언니 김연경’ 왜 그녀가 식빵언니냐? 그 이야길 하자면 그녀의 경기에 대한 열정 이야기를 꼭 해야 하는데, 워낙 경기에 집중도가 높고, 이기기 위해 팀 동료들을 격려하려는 마음이 격해지다보니 주로 욕설처럼 사용하는 비속어를 사용하게 되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한다. 어떤 후배 선수는 김연경 선수가 경기 중에 세 가지 서로 다른 언어로 욕설을 한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그렇게 세 나라 언어로 ‘식빵’을 외치며 경기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언젠가부터 ‘식빵언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비속어를 사용하는 데 칭찬이나 괜찮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얼마나 큰 애정과 승부에 대한 격려의 마음에서 하는 말인지 모두 알고 있기에 그런 귀여운 애칭까지 붙여준 것이 아닌가 싶기는 하다. 그리고 늘 함께 훈련하고, 워낙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던 동료, 친구, 선후배 선수들 사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상황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서로 경기 중에 그런 격한 표현을 쓰는 일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하지만 그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선수들 사이에 서로 욕을?’ 이라는 시선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무관중으로 경기가 치러진 탓에, 예전보다 많은 국민들이 그녀의 ‘식빵; 외침을 들었고, 그게 어떤 절박한 경기 상황에서 나오는 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유쾌하게도 ’파리바게트‘ 식빵 광고까지 찍게 되었으니, 이쯤되면 그녀의 매력과 유쾌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리고 이 채널에 올려진 영상 하나하나에도 그런 동료, 선후배들과의 경기 상황에 대한 절박함과 솔직한 감정이 그대로 담겨진 영상이었던 것 같다. 선수들의 부상과, 세계적인 강팀과의 승부, 마지막 국가대표, 여러 최근의 일들을 떠올리며 그녀가 얼마나 우리나라 배구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사람인 지도 더 느낄 수 있는 영상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시, 올림픽이 끝나고 다시 중국 리그도 돌아가 언제 다시 새로운 영상이 올라올지 모르는 이 채널, 하지만 언젠가 또 어제 본 것 같은 편안한 모습으로 영상을 올려줄 우리의 식빵언니를 기다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유튜버월드 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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