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시골 스무살의 "이십"세끼 브이로그

스무살 청년의 시골살이 브이로그 채널, ‘이십세 상진’

유성연 기자 승인 2020.06.08 11:00 의견 0

몇 년 전인가 말이야, ‘자연인 시리즈’가 나오기 전에 자연으로 돌아가, 시골 한적한 곳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살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빌딩 숲, 도시, 영화관이나 쇼핑몰이 많은 도시에 살고 싶어서 어릴 적에는 그토록 도시를 동경했는데 말이다. 막상 나이가 들고 사회인이 되고 보니 도시도, 빌딩 숲도, 빠른 대중교통과 편의시설도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니란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복잡했고, 시끄럽고 정신이 없었다. 많은 곳이 있었지만, 돈이 없으면 즐길 수 없었고,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그 중에 내 마음 이해해줄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즈음에 마침 농촌에 귀농하여 현대식 하우스 시설에 특수작물을 제배 하는 데 성공해 떼돈을 벌었다는 ‘청년 농부의 성공 시리즈’ 같은 것이 TV에 방영되기도 했었기에 그런 프로그램을 볼 때면 귀농에 대한 나의 욕망은 점점 커지는 것 같았었다.

하지만 귀농이라는 게, 마음먹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당장 농촌에 내려간다 해도 아무 땅에나 내가 집을 짓는다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결국 돈이 없으면 도시에서든 농촌에서든 비슷비슷한 삶이긴 매한가지라는 현실을 깨닫고야 만 것이다. 그렇게 결국 접고 만 귀농의 꿈이었지만, 그 뒤로도 때때로 ‘한 달 살이’를 하러 시골에 내려간다는 친구의 소식을 인스타에서 볼 때면 그 여유로움과 고요함,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부러워지곤 했다.

그런데 그런 귀농에 성공한 청년이 있었다. 그것도 스무 살, ‘난 스무 살 때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지?’ 한창 도시의 화려함과 친구들과 즐기는 술과 함께하는 시끄러운 일상을 청춘을 즐기고 있다는 말로 점철시키며 지냈던 것 같았다. 적어도 시골 한적한 곳에서 조용하게 농사를 지으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 생각을 하고, 심지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성공하였으며, 자신이 이야기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보여주는 사람이 있었다.

깡시골 스무 살 살이를 하고 있는 이십세 상진 유튜버. 대충 썬 언 파에 먹다 만 대패 삼겹살을 조금 볶고, 계란을 볶아 넣어서 플라스틱 양푼에 밥을 비벼 먹는 청년. 하지만 무엇보다 자유롭고 제약 받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나무 막대기 하나, 돌 하나면 한 시간은 너끈히 재미있게 노는 모습이 여느 스무 살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라 보여 보는 재미도 있는 채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골에서의 삶이란 단조롭다. 회사에 출근하거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느낄   필요도 없다. 햇살이 창문으로 들어오면 눈을 뜨면 되고, 해가 지면 자연스레 잠잘 준비를 하면 된다. 그 중간중간에 벌어지는 일은 남자 혼자 살다 보니 해야 하는 자잘한 집안일들, 브이로그라는 게 원래 그렇듯 잔잔하고 평화롭다. 그리고 그렇기에 더욱 창밖으로 보이는 시골 풍경과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무 살, 나는 스무 살은 꼭 자신의 청춘과 열정을 불태워가며 치열하게 살아야만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의 스무 살을 보냈었다. 하지만 요즘 돌이켜 생각해보면 치열함만으로 채우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잠시 숨 쉬고 돌아갈 여유 정도는 가져도 된다. 그 스무 살 역시 나의 삶의 한 과정일 뿐이니까 말이다.

유튜버월드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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