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골프공까지? 별난박TV 유튜버 '별이'의 특별한 먹방

유성연 기자 승인 2021.05.10 17:08 | 최종 수정 2138.09.16 00:00 의견 0

언제부터인가 남이 먹는 모습을 즐겨 보는 게 소비하기 좋은 컨텐츠로 자리 잡았다. 초창기에는 음식을 먹으며 시청자와 자유롭게 소통하자는 목적이었던 게 점점 확대되면서 새로운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그들이 소개하는 메뉴도 다양해졌다. 기존 단골 음식이 배달의 대표 주자인 치킨, 피자, 족발이었다면 최근엔 조금 다른 동향을 보인다. 직접 만든 음식이나 흔이 볼 수 없는 유니크한 것들을 선호하는 유튜버가 늘어났다. 재미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져서인 걸까? 나 역시 그런 방송을 찾다가 별난박TV 썸네일을 발견했다.

골프공 먹방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바야흐로 골프공까지 먹는 시대가 온 것인가? 어릴 적 뽀얀 골프공을 보고 입 안에 넣어 보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 뭐든 입에 넣고 싶어 하는 유년기, 그때 만져 보았던 매끈하면서도 울퉁불퉁한 골프공의 촉감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썸네일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골프공의 정체는 바로 초콜릿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그 제품은 다섯 가지 색으로 구분된 초콜릿이 골프장을 연상시킬 만큼 정교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딱히 식욕을 자극할 만큼 먹음직스럽지 않았는데, 별이의 먹방을 보고 있으니 온갖 군것질거리가 생각났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의 음식을 어쩌면 저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그 짧은 찰나에 시각과 청각을 모두 사로잡혔다. 어떤 맛일지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을 위한 구체적인 묘사도 흥미로웠다. 각각 모카, 녹차, 오렌지, 딸기, 발효가 너무 많이 된 장아찌(?) 맛이라고 표현하며 웃음과 궁금증을 한꺼번에 자아냈다.

   
▲ 아빠 골프공 훔쳐다가 먹방하기! ㅋㅋㅋ 먹는골프공 골프공초콜릿 별걸다먹는 이상한먹방 ASMR [별난박TV]

유튜버 별이는 주력하는 컨텐츠를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크리에이터 중 하나였다. 만약 별이가 아이돌이었다면 그룹 내에서 귀여움을 담당하며 분위기 띄우는 역할이었을 거다. 그만큼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기운이 있다. 대중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그녀의 사랑스러운 쾌할함 때문인지 현재 15만 명의 구독층이 형성된 인기 크리에이터이다.

별이를 처음 본 건 약 한 달 전, 쫀득쫀득 지구젤리 먹방을 통해서였다. 현재 조회수 100만을 돌파한 이 영상은 그녀를 대표하는 격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지구본 모양이 그려진 지구젤리를 해외 직구를 통해 구입하여 선보였다. 그저 입에 넣고 맛을 평가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가벼운 셀프 미션을 도입해 보는 재미를 가미시킨다. 한 번에 몇 개까지 넣을 수 있는지 실험하는 과정에서 특유의 귀여움이 돋보인다. 외모뿐만이 아니라 목소리, 말투, 제스처 하나까지 통통 튀는 별이의 매력을 담고 있다.

보통 영상 하나를 끝까지 감상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댓글을 살펴보는 편이다. 세계 각국 남녀노소가 모인 소셜 채널이다 보니 그만큼 다양한 의견을 볼 수 있다. 지구젤리 영상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도 그 대목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습관처럼 스크롤을 내렸을 뿐인데 외국어가 난무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는 기본이고 아랍어까지 보였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오는 것이다. 역시나 보는 눈은 국경을 막론하고 똑같았다. 약 1천 개를 육박하는 댓글을 쭉 훑어보니 대부분 비슷한 반응이었다. 이렇게 증명됐다. 내 눈에 귀여운 건 남의 눈에도 귀엽다.

프리파라, 가챠 등 글내 유행하는 아기자기하고 특이한 아이템들도 함께 다뤄서인지 저연령층에게 유독 인기가 많았다. '별사탕'이라는 팬클럽 이름 또한 어린 여심을 저격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초등학생이 희망하는 직업 1위가 1인 크리에이터인 점을 상기해 보면 사랑스러운 별이는 아마도 그들의 워너비가 아닐까 싶다.

자극적인 요소는 필수가 된 것 같은 시대에 이렇게 밝은 무해함이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싶다. 별이의 채널을 해맑은 청정 구역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옛말에 낙엽만 굴러가도 웃음이 나올 때라는 표현이 있지 않은가. 별이가 만드는 컨텐츠는 주제 선정도, 그것을 자신만의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방법도 그 감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많은 구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발전을 거듭할 그녀의 행보가 기대된다.

[헤모라이프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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