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양미니멀리스트 “물건이 곧 ‘나’라는 착각”

유성연 기자 승인 2019.05.09 01:03 의견 0

언젠가 읽었던 일본 작가 ‘사사키 후미오’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을 보면 그런 구절이 나온다. 저자는 미니멀리즘이라는 말이 세상에 있지도 않았던 그 때, 작은 집에 쌓여있는 온갖 물건들을 보고 하나씩 버리기 시작하면서, 버리면 큰 손해를 보고 다시는 그 물건을 얻을 수 없으며 내 생활에 크나 큰 일이 닥칠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자신의 삶의 방식을 책을 통해 소개하면서 그녀는 사람들이 ‘물건을 버리지 않고 모으는 것’에 대해 물건이 곧 ‘나’라는 착각 안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표현한다.

내가 그 책을 읽었던 시기에, 나는 그 말이 마치 내 인생을 누군가가 엿보고 있다가 나에게 던지는 촌철살인 같은 말이라고 생각했었다. 마침 이사를 앞두고 짐을 정리해야 하나? 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대학 시절 읽던, 이제 몇 년 째 들춰보지도 않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은 책조차 몇 년 째, 이사할 때마다 꾸역꾸역 들고 다니고 있다는 것, 몇 년 째, 일 년에 한두 번밖에는 입지 않는 옷을 모두 버리지 못하고 꾸역꾸역 가지고 다니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런 ‘잘 버리지 못하는’내 습관이 그저 단순한 습관 혹은 아끼는 버릇이라고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단지 ‘그 물건이 ‘나’ 자신이라는 착각 속에 빠져있었던 것이었나! 라는 생각에 순간 뒷통수를 누군가에게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한다. 이사를 갈 때마다 내 친구는 ‘그걸 아직도 가지고 있어?’라는 놀라움을 말하기도 한다. 유통기한이 지나서 더 이상 사용할 수조차 없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몽땅 버리느라 애를 써본 적 역시 작년에도 있었다.

   
▲ 미니멀리스트 양의 인스타그램

아마 나에게는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왜 버려야 하는지, 버리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보여줄 사람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유튜브채널 ‘양 미니멀 리스트’의 영상처럼 말이다.

영상 속 그녀는 자신의 평범한 일상에 대해 말하고 보여준다. 이번 영상 역시 잡동사니를 정리하고, 비워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영상 이외에도 다른 미니멀라이프 리스트는 여러 개 있었다.

느리게 살기, 비워내기, 청소하기, 간단하게 하기, 깨끗하게 하기, 너무나 심플하고 모던한 그녀의 집 곳곳을 비춰주며, 마치 차곡차곡 책을 쌓듯 하나씩 보여주는 그녀의 삶은 미니멀라이프란 어떤 것일까?

욕실 수납장을 정리하는 원칙, 첫 번째, 유효기간이 한참 지난 화장품과 크림, 두 번째, 더 이상 쓰지 않는 물건, 세 번째, 두 개 이상 겹치는 물건, 네 번째, 다 쓴 물건, 그녀가 욕실을 정리하면서 버리는 물건은 참으로 많았다. 미니멀 라이프를 살고 있는 그녀마저 이렇게 버리는 것이 많은데 내 욕실 수납장 안에는 얼마나 많은 물건들이 버려져야 하는 상태로 있는 걸까? 새삼 그런 생각을 해보면서 나는 영상을 보았다.

‘미니멀리즘’의 실체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누군가는 그것을 단순하게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합리적으로 산다고 하기도 한다. 혹은 물건이 나를 상징하는 것이기에 그 물건을 버리면 나를 버리는 것이라는 사사키 후미오의 말 같은 이유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때로는 누구나 자신의 주변을 돌이켜보고 내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것 때문에 새로운 것이 자리 잡을 곳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비워내지 않으면 채울 수 없다는 논리, 그것을 실천해보는 것이 미니멀리즘이 가진 실체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나 역시 이번 주말에는 욕실 수납장에 대체 무엇이 그렇게 꽉꽉 들어차 있는지 한번 살펴보아야겠다.

[헤모라이프 유성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