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해~’ 보라색으로 물든 서울 BTS페스타

신재철 기자 승인 2023.06.21 08:04 | 최종 수정 2023.06.28 20:04 의견 0

요즘 나라 안팎으로 걱정스러운 소식만 잔뜩 있는 것 같다. 코로나가 끝나고 마스크를 벗으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다 평화로워질 줄 알았는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시작은 암울한 일이 더 많은 요즘인 것 같다. 그래서 좀 흥미롭고 재미있을 것 같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날이다. 간만에 아이돌 이야기.

요즘 서울은 참 처음 보는 광경이 많다. 그중 하나는 보라색으로 물든 남산 타워, 곳곳에 BTS 멤버들의 사진과 그라피티 소묘까지 있으니 ‘이 도시 전체가 BTS 팬클럽이 된 건가? ‘라는 생각까지 든다. 소위 ’라떼는 ~‘ 나도 아이돌 팬이었던 적이 있었으나, 지하철을 연장 운행하게 하는 대단한 아이돌, 팝스타가 공연할 때도 일부 팬들의 축제였을 뿐, 도시 전체가 이렇게 변했던 적은 없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데 또 ’BTS니까..‘ 라며 납득하게 되는 것도 참 재미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긴 코로나 기간, 한국어로 부르는 노래로 빌보드 1위를 차지하고 세계적으로 국위선양을 했던 이 축제의 주인공들은 막상 함께 활동하지 않는다. 멤버 중 2명은 이미 군에 입대했고, 나머지 멤버들도 군 입대를 준비하며 개인 활동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BTS 10주년 축제는 BTS가 모두 모여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들이 지금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 이 축제를 즐기겠다고 입국하는 BTS 팬분들이 그렇게 많다니, 참 아이러니하면서 뿌듯한 일 같기도 하다.

‘BTS 무대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와서 뭐하는데?’

팬 아닌 사람이 팬의 심정을 모두 이해하기란 쉽지 않지만 일설에 의하면 멤버들이 신인 시절 묵었던 숙소에 놀러 가고, 곳곳에 공연했던 곳이나 단골 맛집을 투어하는 일정이 가장 많다고 한다. 게다가 그 팬들, 전 세계 ‘아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수많은 기업들이 소속사와 협의하여 ‘BTS 페스타’를 맞춰 각종 마케팅 행사를 벌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BTS 10th 애니버서리 페스타 위드 더현대 서울’을 개최하며 각종 포토존과 사운즈 포레스트, BTS 노래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방문객을 늘릴 준비를 했다. 인기곡 메들리 버스킹 행사나 홍보용품을 함께 판매하는 것까지 시작된다면 꽤 성공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벽 배송의 선두 주자 <마켓 컬리> 도 10주년 특별 기획전까지 열었다.

물론 이런 업계의 움직임에 대해 결국 상업적인 목적인가 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어떤 것이든 내가 좋아하는 스타와 관련된 행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팬들에게는 색다른 행사일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먹던 음식점에 가서 밥을 먹고, 그들이 생활하던 모국을 방문해보고, 더불어 지금 이 순간 10주년이기에 얻을 수 있는 각종 이벤트와 상품까지 얻을 수 있다면? 여행의 목적에 ‘경험’을 가장 크게 생각하는 서양인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여행은 없다고 받아들여지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하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요즘처럼 침체된 경기에, 안 그래도 코로나 3년 동안 너무 힘든 시기를 보낸 관광산업에 오랜만에 활기를 띨 일이 생긴 것 같아 그 점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웃을 일 없고, 무언가 다 잘 안되는 때 같을 때는 즐겁게,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을 보고, 함께 즐기며 좀 더 희망적인 걸 생각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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