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에서 이런 곤충이 발견될 수 있는 건가요?
‘곤충 좋아하시나요?’
어릴 적, 방학 숙제로 으레 곤충채집이 있던 시절에는 그다지 곤충을 무서워하거나 피하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다. 잠자리며 나비 같은 것도 눈에 띄면 잡으려고 하기도 했고, 논에 뛰어다니는 메뚜기 튀긴 것을 먹어본 적도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몸이 커지고, 성인이 되고, 도시에 와서 바퀴벌레가 가장 자주 보는 곤충이 된 이후에는, 곤충이라면 ‘싫어요.’라고 말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된 것 같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나 같지는 않은 법, 세상에는 다양한 취미 생활, 다양한 동물을 좋아하는 소위 ‘애호가’ 들이 있기 마련인데 내가 이번에 만난 유튜버는 오히려 양서류나 파충류, 절지류나 곤충, 뱀 같은 것을 키울 정도로 많은 지식과 애정을 갖고 계시는 분이었다.
언젠가 곤충에 대한 궁금증을 검색해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이분에게로 이끌었다. ‘다흑’ 양서류나 파충류, 조류를 비롯해 온갖 생물에 대해 박학다식한 지식으로 무장된 유튜버이다.
천연기념물, 고양이, 강아지, 도마뱀이나 뱀, 희귀곤충, 아기 고양이와 악어를 사육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 영상을 올리는가 하면, 어머니와 유튜버 본인이 가끔 오래된 고목 나무 같은 것을 가지고 와서 그 안에 살고 있던 곤충이나 도마뱀을 키우는 일도 있었다.
곤충에 관심이 있다 보니 유독 이런 일이 이분에게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 주변에 곤충들이 이렇게 많이 있었는데 내가 몰랐던 것인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도마뱀이나 카멜레온, 희귀 뱀 같은 것을 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동물들은 개나 고양이 같이 대중적인 동물들과 달리 자연사 박물관 같은 데 굳이 찾아가야지만 볼 수 있는 종류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대중적이지 않은 동물들을 무서워하기도 하고, 기피 하기도 해서 굳이 보러 다니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으로 보다 보니 신기한 곤충들의 세계를 보는 듯한 재미를 제법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 올라온 영상은 특히 흥미로웠는데 바로 우리 주변에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편의점 근처에 있는 곤충들을 찾아 탐방을 떠났기 때문이다. ‘편의점에 곤충이 있다고?’ 사실 처음에는 바퀴벌레나 일부 거미 같은 것을 제외하고 무엇이 그렇게 다양하게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영상을 보다 보니 내가 관심이 없어서 몰랐던 것일 뿐, 정말 많은 종류의 곤충들이 주변에 있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요즘 엄청난 폭염으로 편의점 근처 아스팔트 위에서 죽은 사슴벌레나 하수구 철망 아래에서 죽은 곤충들의 시체가 정말 많았다. 그리고 살아있는 곤충보다 죽은 곤충의 시체가 많은 이유가 제주도가 급속도로 개발되면서 서식지들이 점점 파괴되고, 그렇게 도시로, 번화가로 몰린 곤충들이 도시 환경에서 잘 살아나가지 못해서라는 말을 듣고 새삼 자연파괴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곤충이 백해무익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 지구 생태계에서 곤충은 매우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언젠가 읽었던 책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이런 소중한 아이들이 오랫동안 터를 내리고 살았을 서식지가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없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나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나 강아지, 아마 이런 동물들을 키우는 유튜브 채널은 수없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채널처럼 너무 독특하고,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한 채널을 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유튜버월드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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