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농장과 보리밥 새참 이야기

채널, 세상 모든 먹고사는 이야기 '배티비'

조은주 기자 승인 2021.07.14 00:03 | 최종 수정 2021.07.14 16:49 의견 0

▲ 체리농장과 보리밥 새참 - 슴슴한 채식일기

우리말에 ‘슴슴하다.’라는 말이 있다.

맵거나 짠 자극적인 맛이 없고,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이 느껴지고, 담백한 맛이어서 처음 먹었을 때 첫입에 ‘맛있다!’라고 느껴지지는 않는 그런 맛. 슴슴한 맛이 무슨 맛이냐고 묻는다면 그런 맛이라고 말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슴슴한 맛은, 어릴 적 엄마를 따라갔다가 먹었던 절밥처럼 두고두고 생각이 나는, 가끔은 너무 먹고 싶은 맛이기도 하다.

이 채널에는 그런 슴슴한 음식이 나온다. 그런데 풍경도, 음악도 참 슴슴하다. 자극적인 것이라고는 전혀 없다. 음악도 잔잔하고, 음악보다 더 크게 깔린 소리는 그저 자연 그대로의 소리뿐이다.

요즘 같이 햇살이 뜨거운 시골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나뭇가지와 잎사귀.....그리고 사람을 시원하게 스치고 지나가곤 하는데, 그런 바람이 내는 소리가 가장 크게 들린다. 그리고 이 영상에 나오는 음식, 이 채널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슴슴한 음식 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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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티비 - 경기도 고양시 체리앤베리 보리밥 새참

‘새참’하면 떠오르는 양푼 비빔밥. 양은 양푼에 보리밥과 시골에서 채취한 나물을 무친 것들, 거기에 된장국 한 숟가락, 고추장 한 숟가락, 참기름 조금 넣으면 너무나 훌륭한 한국식 밥상이 된다.

힘들게 뙤약볕을 쐬며 일하고 난 후, 그늘에서 먹는 ‘새참’이 어찌 맛이 없을 소냐? 하지만 유독 이 밥이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도시의 세련된 주방이나 식탁에서 먹는 것이 아니라, 바람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초록의 나뭇잎이 배경이 되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올라온 영상을 보다가 이 채널이 혹시 채식 채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런 것은 아니었고 ‘음식에 관한 모든 것’ 이것이 이 채널의 모토이다.

그리고 영상을 몇 가지 주제로 나눠 콘텐츠로 올리고 있는데 먹을 것에 대한 여러 영화나 동영상, 그리고 내가 이번에 보았던 ‘슴슴이’ 시리즈, 또는 학교 앞 떡볶이를 찾아가는 [학떡마] 같은 콘텐츠도 ‘먹을 것’이라는 한 주제를 두고 이렇게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왕만두는 얼마나 커야 왕만두일까?’ ‘다람쥐는 도토리묵도 좋아할까?’ 다소 엉뚱한 먹거리에 대한 여러 호기심 찾기 콘텐츠는 일상이 무료할 때 볼만한 영상인 것 같다. 먹거리 풍부하기로 소문난 한국, 한식만큼 다양한 식재료를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세계 어디에 있을까? 그렇게 다양함이 있는 음식이기에 그만큼 할 말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고, 각자 먹는 스타일도 다른 것이 한식인 것 같다.

자고로 떡볶이는 학교 앞 떡볶이집이 가장 맛있고, 떡볶이 맛집은 여고 앞에 모여 있다고 했던가? 불닭 시리즈 볶음면이 가장 잘 팔리고, 한국 라면 하면 매운 라면이 가장 으뜸이라고 하지만, 정작 요즘에는 채소 위주, 제철 재료 위주, 덜 자극적이고 건강에 좋은 음식이 트렌드이기도 하니, 슴슴한 음식이 마냥 절밥 스타일이어서 먹는 사람만 먹는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것 같다.

슴슴한 음식을 먹는 사람은 언제나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자연을 보고 들을 수 있는 곳을 돌아다니며, 제철에 가장 맛있는 것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너무나 깊이 공감이 가는 우리 ‘먹거리’ 에 대한 주제들이 이 채널 안에 담겨져 있다.

유튜버월드 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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