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는 어떻게 몰락했을까?

'맛있는 지식, 과하지 않게 딱 한입' - 지식한입 채널

조은주 기자 승인 2021.06.28 09:54 | 최종 수정 2021.06.28 09:55 의견 0

구독자 60만 명을 보유한 '지식한 입’ 채널은 정치, 시사, 기업, 인물에 대한 컨텐츠를 일목요연하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도록 양질의 영상편집과 함께 5~16분 정도로 함축해서 영상으로 풀어준다.

‘지식한입’의 베네수엘라편은 역사 스토리를 담고 있는 콘텐츠다.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대통령궁에서 6km 떨어진 빈민가 엘세멘테리오. 흙먼지 날리는 이 지역 공터에 최근 공기 주입 형 놀이기구(에어바운스)가 설치됐다. 미끄럼틀 등이 갖춰진 어린이용 놀이 기구인데 이 깜짝 선물을 마련한 주인공은 바로 이 지역을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범죄 조직이다.

아이들은 총칼로 무장한 조직원들이 지키고 있는 놀이 기구 앞에 길게 줄을 서서 환호성을 질렀다. 딸 손을 붙잡고 온 한 엄마는 “갱들은 우리 지역의 치안과 식량을 책임질 뿐 아니라 문화생활까지 신경 써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라고 했다.

무너진 경제와 치안의 부재, 민심 이반 등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식물 정부'로 전락한 가운데, 베네수엘라 곳곳은 사실상 범죄 조직이 ‘정부’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라고 했던 부국(富國)이 빈국도 모자라 이제 ‘조폭 천하’가 된 것이다. 베네수엘라에는 범죄 조직이 최소 1만8000개 있고, 조직원이 100명 이상인 대규모 조직도 25곳이 넘는다.

특히 이들은 폭력과 마약 등 ‘종전 활동 영역'을 넘어 통치 행위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범죄 조직들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수도(首都)마저 잠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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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는 마두로 집권 이후 빠르게 빈국으로 전락했다. 14년간 집권했던 차베스 전 대통령 통치 때부터 망가지기 시작한 경제는 마두로 등장 이후 완전히 몰락했다. 2013년 차베스 사망으로 정권을 잡은 마두로는 ‘차비스모(차베스의 포퓰리즘 좌파 이념)’를 계승해 석유 산업 국유화와 과도한 무상 교육·의료 복지 정책을 이어갔다.

여기에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부채를 갚기 위해 화폐를 무한정 찍어내면서 초(超)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2018년 인플레율은 170만%에 달했고, 최근 6년간 국민 5명 중 한 명(550만명)이 조국을 떠났으며, 국민 3분의 1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전 국민의 평균 체중이 10kg 이상 줄었다. 미국·유럽은 마두로의 야당 탄압, 부정선거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제재 수위를 높였다.

남미 최고 수준이었던 베네수엘라의 GDP는 70년대부터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정권의 무분별한 재정지출 확대로 국가부채는 반대로 급증하면서 국민의 50% 이상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심지어 쓰레기 더미에서 먹을 것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거대한 부를 지키지 못하고 스스로 몰락의 길을 걸었던 나라들. 그리고 부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좌절된 나라들, 소수의 탐욕을 통제하지 못할 때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베네수엘라의 경우를 보며 알게 되었고 우리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도록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유튜버월드 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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