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스포츠계 스타들의 ‘학폭 논란’ 무엇이 문제일까?

신재철 기자 승인 2021.02.22 03:15 의견 0


최근 몇 주간 대한민국 여자배구계를 뒤흔들었던 김연경 선수와 프로 선수들의 불화설, 김연경 선수가 워낙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기에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고, 일부 같은 팀에서 뛰는 후배 선수들이 SNS를 통해 김연경 선수의 독단적인 성향을 겨냥하는 듯한 글을 올리며, 사람들은 이 싸움에서 흑과 백처럼 누가 어떻게 잘못한 것인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의외의 곳에서부터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기 시작되었다. 프로배구 흥국생명팀에서 김연경 선수와 함께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 선수가 중학교 시절부터 폭력(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것이 피해자의 고백으로 밝혀지게 되면서, 김연경 선수를 비난하는 일부 여론까지 쌍둥이 자매를 향해 돌아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학폭 논란, 사실 스포츠계, 연예계를 막라하고 최근 들어 여러 명의 인사가 이미 이 이슈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고, 많은 대중이 학교폭력 가해자 출신에 대해 냉정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자매가 같이 누군가를 비방하고, 또 해당 선수 앞에서는 가식적인 태도를 보이고, 학창 시절부터 동료 선수를 폭력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등의 이야기는 꽤 자극적인 내용이었다.

그리고 몇 차례의 사실 검증 과정을 거쳐 이 자매가 전주 중산초등학교, 경해여중, 선명여고를 거치며, 현재 프로 선수로서 활약하기까지 많은 사람을 가해했음이 밝혀지기 시작하며, 처음에는 두 선수를 감싸는 듯 보였던 배구협회 역시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결과는 두 선수에 대한 무제한 출장 정지, 프로 선수로서 국민적 비난이 수그러들 때까지만이라도 두 선수에게 자숙을 권고하고, 배구계에서 나름 입김을 가지고 있다는 그들의 부모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껏 미성년자 성폭행 논란을 비롯해 각종 폭력 논란에 휩싸였던 빙상계나 비리로 얼룩졌던 컬링 협회를 비롯한 스포츠계 관련 논란은 꾸준히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제껏 문제가 없다고만 생각했던 배구계까지 팀 내 불화와 비 매너적인 행동, 학교폭력 논란까지 스타 선수에게 일어나며 그야말로 사람들의 배구계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달 14일에는 쌍둥이 자매에 대한 처벌과 논란이 사라지기도 전에, 또 다른 여자배구 선수에게 과거 괴롭힘과 폭력을 당했다는 증언이 인터넷을 통해 폭로되면서 다른 선수에게까지 논란의 불길이 번질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승부의 세계,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과 현실적인 어려움, 프로 선수로서 해야 하는 일들과 압박감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큰 것인지도 모른다. 한 팀이 되어 여러 명의 선수가 경기에 임하고, 또 긴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면 역량 차이는 당연히 발생하고, 누군가는 컨디션 난조나 실수를 자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어려움을 단지 팀웍을 좋게 유지해야 한다는 말로 다스리기에는 그들 나름의 고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공인이자 대중의 지지와 인기의 영향을 받는 프로 스포츠 선수가 이런 비도덕적인 논란에 계속해서 휩싸인다는 것은 그 스포츠계의 미래에 가히 좋은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과 비리, 잘못된 관행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탈피해야 하는 악습임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이번에 불거진 여자배구계의 논란이 아예 문제의 근원을 뽑아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저작권자 ⓒ유튜버월드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