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와 팬의 관계…2019년 프로야구 올스타전

신재철 기자 승인 2019.07.25 02:17 | 최종 수정 2019.07.25 13:14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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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 전반기 경기를 마무리하며 후반기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올스타전이 열렸다. 

그리고 작년보다 훨씬 재미있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올해 개최구장인 창원 NC파크 마산구장을 무대로 여느 때와 다르게 관객석은 만석이었다. 구단과 선수를 떠나 모든 선수들이 함께 응원가를 부르고, 다양한 복장과 세리머니가 이어지면서 팬들을 즐겁게 만들 아이디어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꾸준하게 문제시되었던 선수들의 팬서비스 부족, 싸인을 해주지 않고 팬을 무시하는 태도에 대한 기사가 무색할 만큼 모든 선수들이 팬들의 싸인 요청에 적극적으로 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선물을 받는 자세도 공손했기에 구장을 찾은 모든 팬들이 하나가 되어 한 곡의 응원가를 부르는 모습이 장관에 가까웠다. 

특히, 가장 유쾌했던 장면은 삼성 라이온즈 이학주 선수의 응원단장 세러머니, 이학주 선수는 펴오 팬서비스가 좋기로 유명한 선수인데 그날 타석에 들어설 때 삼성 라이온즈의 응원단장이 입는 파란색 사자가 그려진 옷을 입고 들어서 응원단의 율동까지 따라하는 여유를 보여주었다. 물론 평소 경기에서라면 규정을 준수해야 하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올스타전이기에 팬들은 이학주 선수의 응원가를 서로 응원하던 구단과 관계없이 불렀고, 이학주 선수는 그런 팬들의 호응에 퍼포먼스로 보답한 것이었다. 

그런가하면 기존에 올스타전 경기가 다소 단조롭다는 평가를 듣고는 했는데 이 점을 보완해 좀 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는지 ‘경기장 안에선 뭐라고 할까?’라는 이벤트도 벌어졌다. 바로 선수들에게 마이크를 장착하고 서로 경기 중이나 덕 아웃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팬들이 바로바로 들을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내용이 경기에 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서로 친분 있는 선수들끼리 농담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간 먼 발치에서 선수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했을 팬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되었음에는 분명했다. 

▲한국프로야구 올스타전 SBS방송화면 캡처


이처럼 유독, 올해 올스타전은 팬들을 위한 이벤트가 풍성했던 한해였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으나 아무래도 최근 계속 감소하고 있는 프로야구 관객 수를 의식한 KBO 주최 측의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또한, 관객이 줄어드는 와중에 선수들이 팬들을 등한시하고, 무시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었기에 이런 여론을 돌리기 위한 것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 

이와 같은 올스타전은 미국이나 국내 리그에서 동시에 여름 시즌에 이벤트성으로 벌여지는 경기이다. 매년 기존의 소속팀과 상관없이 그 해에 가장 인기 있는 선수들이 팬 투표로 선발되고 그 선수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서 이벤트성 경기를 벌이게 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타자들의 홈런 릴레이 같은 별도의 이벤트도 벌어지는데 매해 이 올스타전에서 어떤 스타가 어떤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줄까? 라는 기대감에 야구팬들은 경기를 손꼽아 기다리곤 한다. 그리고 올해, 여느 때보다 올 초부터 프로야구 관람객이 급감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기사가 쏟아져 내려오던 시기에 벌어진 올스타전은 여느 때보다 열성적인 팬들의 환호, 그리고 그에 보답하는 선수들의 태도가 눈에 띄는 한 해였다. 

프로 스포츠, 모든 승부가 관객들을 위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을 응원해주고 관객석을 채워주는 팬들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시선에서 바라보면 이번 한국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매우 성공적이지 않았나 싶다.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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