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에는 그녀의 감정을 조절하는 컨트롤 본부가 존재한다. 이곳엔 ‘기쁨, 슬픔, 까칠, 소심, 버럭’이가 존재한다. 이곳의 리더는 ‘기쁨이’로 기쁨이는 라일리의 행복을 방해하는 ‘슬픔이’가 이해되지 않고 답답하다.
어느 날, ‘기쁨이’와 ‘슬픔이’는 우연한 실수로 감정 컨트롤 본부를 이탈하게 된다. 두 사람은 다시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그 여정 중 라일리의 상상 친구 빙봉을 만나게 된다. 라일리가 3살 때 만들어낸 상상 친구 빙봉은 기쁨이와 슬픔이가 돌아갈 수 있는 기차역까지의 길을 알고 있었다. 그들과 기차역을 찾으러 가던 빙봉은 라일리와 함께 탔던 소중한 로켓을 보여준다.
그러나 빙봉은 그 로켓을 잃어버리게 된다. 빙봉이 슬퍼하며 앉아있자 기쁨이는 그를 위로하기 위해 긍정적인 말을 건네지만 그건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빙봉 곁에 조심스레 다가간 슬픔이는 그를 위로하며 공감한다.
“네가 좋아하는 건데 사라졌네, 영원히. 둘이 멋진 모험을 즐겼나 보구나.”
그 위로에 빙봉은 사탕 눈물을 흘리는데, 보통 사탕은 사람의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긍정적인 요소다. 반대로 눈물은 슬플 때 나오기 때문에 부정적인 요소로 사용된다. 이때 빙봉의 사탕 눈물은 눈물이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우리가 슬퍼서 우는 눈물이지만 그 눈물이 앞으로 행복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빙봉과 함께 기억 쓰레기장으로 떨어진 기쁨이는 거기서 빙봉의 로켓을 발견하고 같이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한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도전을 하는데 빙봉은 기쁨이를 위해 로켓에서 뛰어내린다.
“네가 나 대신 걜 달나라에 보내줘.”
빙봉의 모습을 본 기쁨이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린다. 그렇게 다시 본부로 돌아온 기쁨이는 라일라의 감정이 제대로 돌아오기 위해선 슬픔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슬픔으로 변질될까 애지중지하던 핵심 구슬들을 건네준다. 방황 끝에 얻게 된 감정은 기쁨이나 슬픔, 하나의 색이 아닌 이제껏 보지 못한 색깔의 핵심 구슬을 만들어낸다.
나에게도 잊지 못할 핵심 기억이 있다. 나는 어릴 적 친한 친구를 잃었다. 그땐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왜 그 아이가 그렇게 가야만 했는지, 왜 내가 이런 경험을 겪어야 하는지. 너무 고통스러웠다.
아침에 눈을 뜨면 내 주변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질까 불안했고, 2년이 넘도록 그 불안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살았다. 오래도록 슬펐고 시도 때도 없이 울었다. 그땐 정말 많이 힘들었다.
그렇게 십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이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이 고이면 썩듯이, 감정을 참고 억누르면 결국 어떤 형태로든 그 결과가 나타난다.”
그 암흑 같은 시간 속 내가 가장 잘한 일은 아낌없이 울었다는 것이다. 슬픔이 찾아왔을 때 나는 그 감정을 끌어안고 온전히 느꼈다. 슬픔을 밀어내지 않았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소리 내어 울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지 않고 터뜨렸던 그 울음이 나를 살렸다.
내게 너무나 큰 충격과 트라우마를 안겨준 사건이었지만, 그로 인해 많은 걸 알게 되었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끝마치고 돌아옴에 감사하게 되었고, 매일 같은 일상의 반복이 얼마나 큰 기적인지 알게 됐다. 무엇보다 이전이라면 공감하지 못했던 감정을 겪으며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을 진심으로 위로할 수 있게 되었다. 슬픔은 나를 어둡게 만들었지만 그만큼 깊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때 겪은 ‘슬픔’이, 나라는 사람을 만드는 핵심 가치관이 된 것이다. 우리는 흔히 기뻐야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슬픔을 억누르고 기쁜 생각을 하려 노력한다. 영화에 나오는 기쁨이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러나 영화는 슬픔은 당장은 아플지라도 그를 통해 우리가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영화를 보면 각자 뚜렷한 색을 가진 다른 감정들과 달리 ‘기쁨이’는 다른 색이 많이 섞여있다. 그녀의 피부색은 노란색이지만 눈동자와 머리, 그녀를 감싸는 빛은 ‘파란색’이다. 그리고 입고 있는 원피스는 노란색과 파란색이 섞인 초록색이다.
“기쁨과 슬픔은 공존해야 한다.”
슬픔이 있어야 기쁨이 있고, 기쁨이 있어야 슬픔이 있다. 우리들에게도 존재할 감정 본부, 그곳에서 리더를 맡고 있을 감정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 어떤 감정도 소중하지 않은 건 없다. 나의 행복을 가장 원하는 건 바로 우리 자신들이니까.
그러니 슬프다면 울어라. 기쁘다면 웃어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것만으로도 답답한 숨통이 트일 것이다. 오늘도 소리 내어 울지 못한 당신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
부디 당신이 행복해 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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