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꿈은 기적이다. 듣지 못해도, 말하지 못해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양양은 수영 국가대표 선수인 언니를 서포터하며 살아가는 소녀 가장이다. 그녀의 언니 샤오펑은 청각장애인이지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노력과 양양의 지원으로 국가대표의 자리에 오른다. 어느 날 수영장에 도시락 배달을 간 티엔커는 수화를 하며 환히 웃는 양양에게 첫눈에 반한다. 대학생 때 수화 수업을 들었던 티엔커는 자연스레 수화로 말을 건네고 두 사람은 서로를 청각장애인이라 오해한다. 시간이 흘러 점점 가까워진 두 사람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게 되는데, 그 시각 청각 장애인인 샤오펑은 건물에 불이 난지도 모르고 잠을 자다 응급실에 실려 가게 된다.
샤오펑이 화재사건으로 근육을 다쳐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자 양양은 자신의 탓이라며 자책한다. 힘든 마음에 술을 마시고 집으로 들어온 샤오펑은 양양과 다투며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4년에 한번 오는 기회를 놓친 것도 슬펐지만, 가장 슬픈 건 동생인 양양이 깃발을 흔들며 기뻐할 일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이라고.
힘들게 일하고, 연애도 안 하고 항상 끼니도 거르고 늘 자신을 향해 희생하는 동생을 보며 샤오펑은 펑펑 운다. 언니의 속마음을 알게 된 양양은 함께 눈물을 흘리며 “나는 언니가 자랑스러워. 다시 태어나도 내 언니가 돼 줄래?”라고 말한다. 화해를 한 두 사람은 다음날 자매들만의 시간을 갖게 되고 샤오펑은 티엔커가 좋은 사람인 것 같으니 잘 만나보라 말한다. 하지만 양양은 여전히 티엔커를 피해 다니고 그 모습을 본 샤오펑은 양양에게 조언한다.
“좋아하면서 왜 좋아한다고 말을 안 해? 나 때문에? 나한테 신경 써야 하니까, 걜 신경 못 써줄 것 같아서 그러잖아. 아빠가 항상 하시는 말씀 있지.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난 수영 포기 안 해. 그러니까 너도 걔 포기하면 안 돼.”
티엔커는 양양이 자신을 피해 다니자 부모님에게 좋아하는 여자가 청각장애인임을 밝히며 어찌하면 좋겠냐고 상담을 하고 당황하던 부모님은 이내 마음을 다잡고 함께 수화학원에 다니기로 한다. 부모님의 응원에 힘입은 티엔커는 기쁜 마음으로 양양을 찾아가고 그녀의 뒤통수에 대고 속마음을 전한다.
“우리 집에 밥 먹으러 가자.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싶어. 네가 못 들어도 괜찮아. 널 좋아하니까. 넌 안보이면 불안하다고 했었지? 약속할게. 너에 대한 내 사랑을 너와 부모님께 보여줄게.”
티엔커의 고백으로 그가 청각장애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양양은 그의 마음에 감동한다. 얼마 뒤 두 사람은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고 부모님은 청각장애가 있는 양양을 위해 스케치북을 이용해 하고 싶은 말을 전한다. 첫 만남에 다짜고짜 시집오라는 부모님에 말에 양양은 웃으며 “그럴게요.” 라고 말한다. 티엔커와 부모님은 양양이 청각장애인이 아니라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결국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그리고 4년 후 올림픽에 출전한 샤오펑을 함께 응원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나는 전 세계의 수어가 전부 같은 줄 알았다. 하지만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다르기에 각국의 수어 또한 형태가 다 달랐고, 이 영화를 보는 청각장애인들도 대만의 수어를 알아야 자막 없이 볼 수 있었다. 청각장애인은 국적 상관없이 모두 소통이 가능할거라 생각했던 나의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며칠 전 한 광고를 봤다. 삼성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화상센터를 지은 것을 홍보하기 위한 광고였다. 광고의 주인공은 ‘무하렘’ 이라는 청각장애인으로 그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는 프로젝트였다. 무하렘이 집 밖으로 나오자마자 길거리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이 그에게 수화로 말을 건다. 카페에 들어가자 사장님이 수화로 메뉴를 말해주고 택시를 타자 기사님이 수화로 말을 건넨다.
처음 겪는 상황에 얼떨떨해 하면서도 무하렘은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눈을 마주치면 인사를 하고,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는 이 상황이 그에게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 그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광고가 끝나고 밑에 적힌 댓글을 읽는데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댓글이 있었다.
“그는 소리를 선물 받은 거나 다름없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조용하던 길거리가 그에게 말을 걸었으니.”
순간 머리가 띵 했다. 내겐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누군가에겐 간절히 바라던 하루일 수 있다니. 갑자기 마음이 겸손해지는 기분이었다. 생각해보면 사람은 누구나 약자가 될 수 있다. 갑자기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병에 걸릴 수도 있다.
‘언젠가 저 사람이 내가 될 수도 있다.’
이 생각을 잊지 않고 살아가면 조금 더 말랑한 마음으로 상대를 대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모든 사회적 약자나, 장애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 자립할 힘이 있는 훌륭한 사회의 구성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면 기쁜 마음으로 그들을 도와주자.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내게도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군가 내게 따스한 손길을 내밀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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