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나이 35살, 양현종 그의 도전이 아름다운 이유

수많은 선입견을 극복하고 MLB 정복에 도전

신재철 기자 승인 2021.06.08 12:59 | 최종 수정 2021.06.08 13:03 의견 0

한국 나이 35살, ‘꿈에 도전한다.’ 라는 말을 쓴다면 ‘그 나이에 무슨’ 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충분히 도전할만한 젊은 나이야!’ 라고 말할 사람이 많을까? 아마 회사원이나 기타 일반적인 직장인에게라면 ‘조금 늦은 것이 아닐까?’ 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운동선수라면? 당연히 10명 중 9명은 ‘은퇴를 바라볼 나이에 무슨 도전이야!’ 라고 말할 사람이 많지 않을까?

올해, 35살의 베테랑에서 노장이 되어가는 한 야구선수의 꿈과 도전이 그 어느 팀이나 선수보다, 큰 감명을 주고 있다. 수 십 억의 연봉을 마다하고, 홀로 미국 마이너리그 무대에 도전해, 이제는 메이저 리그 구장의 선발 투수로서 이름을 올리며 꿈을 이뤄낸 한 남자 양현종. 30대 중반, 아이를 키우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그를 그렇게까지 간절하게 만들었던 그 꿈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런 그의 도전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있다.

▲ 메이저리그 도전을 이어 가는 양현종 선수

2020년, 양현종이 기존 팀 KIA타이거즈로부터 받았던 연봉만 해도 23억이었다. 몇 해 전, 기아 타이거즈의 한국 시리즈 우승 1등 공신은 단연 양현종 선수였다. 이제 프로 선수로서는 마지막을 준비해야 할 나이에 다가서고 있었음에도 그의 구질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그런 그에게 이제 남은 것은 기아 타이거즈의 영구결번의 영광과, 훌륭하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모든 사람들은 예상했다. 하지만 그런 예상을 뒤엎는 그의 도전은 ‘메이저리그 도전!’ 이었다.

▲ 기아의 심장 양현종, 이제 MLB 도전


물론, 그는 한국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에이스 투수였다. 하지만 프로야구의 세계에서 혹독하고, 엄격하며, 입문하기 어렵다고 하는 최고의 시장 메이저리그이니 만큼, 그의 도전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우려를 표했다. 이미 30대를 훌쩍 넘긴 나이, 그는 작년 시즌이 끝나고 줄곧 메이저리그 구단의 오퍼가 있다면 언제든, 얼마의 연봉이든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3월이 되도록 그 어떤 구단에서도 제안이 없었고, 모든 야구팬들은 ‘자존심 상하는 이 상황’에서 차라리 양현종이 원래 친정구단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주기를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결심이 얼마나 확고했던지 친정구단인 기아 타이거즈에서는 양현종을 기다려주었고, 양현종은 어떤 계약이든 가겠다며 메이저리그의 제안을 기다렸다. 그리고 결국 그는 스필릿 계약이라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신분에 따라 연봉에 차등을 두는 계약을 맺었다. 고작 100만 달러라는 너무나 초라한 금액이었지만 그는 미국행을 선택했다.

그리고 4월 27일, 갑작스런 선발의 부진으로 마운드에 오른 그는 훌륭한 제구로 타자들을 제압하며 나름 성공적인 등판을 마쳤고, 이제 또 다시 선발 기회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소속된 텍사스 구단의 주력 선발 선수 한 명이 어깨 부상으로 인해 장기간 결장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 어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보았을 꿈이다. 하지만 현실적 한계와 세상의 편견, 주변 상황으로 인해 30대의 꿈이란 다소 서글프지만 지지를 받을 수도, 용기 있는 도전이라고 박수를 받을 수도 없는 세상이다. 30대는 자신의 꿈보다는 현실적이 되어야 하며, 나보다는 주변을 바라볼 줄 알아야 어른스러운 것이라고 우리는 늘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지금 보여주고 있는 도전은, 그가 이뤄가는 어떤 수치나 기록보다 더 값진 것이 아닐까? 30대, 은퇴를 생각하는 시기에 실질적으로 돈이나 어떤 이득을 취할 수 없는 용감한 선택을 한 그에게 뜨거운 응원과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낸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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