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손자라 불리는 따뜻한 감성의 먹방 유튜버 웅이

식당에서 전 메뉴를 깔끔하게 털었다는 푸드파이터계의 에이스 "웅이"

조은주 기자 승인 2021.05.20 22:06 | 최종 수정 2021.06.06 22:08 의견 0

▲국민손자 먹방 유튜버 - 못말리는 푸드파이터 웅이

‘ 먹방 채널? 그거 어차피 카메라 꺼지면 다시 뱉고 또 먹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며 먹방 채널을 기피 하던 내가, 요새 자주 보게 되는 채널이 생겼다. 벤쯔가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몇몇 먹방 채널이 잠정적 은퇴를 선언하거나 뒷광고 논란 때문에 없어진 후로는 먹방 채널을 한동안 보지 않았는데, 아주 오랜만에 ‘웅이’라는 먹방 채널을 영접하게 되었다. 이 채널은 상당한 대식가의 면모를 자랑하는 유튜버가 맛집을 돌아다니면서 이른바 ‘메뉴털이’라는 것을 하는 것이 주요 컨텐츠이다. 웅이 채널은 방문한 식당이나 맛집 메뉴판에 있는 전 메뉴를 먹어보고 나올 만큼의 대식가 유튜버가 운영하고 있다. 아주 어려보이는 젊은 유튜버가 운영하는 채널인데 일단 실제 식당에 가서 직접 먹기 때문에 먹고 뱉는 식의 속임수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잘 꾸며진 맛집이 아니라 ‘저런 데서 밥을 먹을 수 있어?’라는 의심이 드는 곳만 찾아다닌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 푸드파이터계의 에이스 - 웅이


이 채널에서 가장 유명했던 시리즈는 문래동 태양 슈퍼 시리즈였다. 슈퍼마켓에서 할머니 한 분이 과자나 잡다한 것을 파는 일반 동네 슈퍼인데, 라면이나 파전 같은 몇 가지 음식을 할머니께서 직접 만들어 파시는 곳이다. 웅이는 그 슈퍼가 라면 맛집이라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서 라면을 먹으며 첫 영상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첫날부터 주인 할머님과 친해지더니, 이후로도 몇 번이나 그곳에서 영상을 찍었고, 추울 때 찾아가 할머님께 패딩도 선물해드리고, 불고기도 만들어드리는 등, 실제 할머니의 손자분도 하기 힘든 친근한 행동을 하는 아주 재밌는 시리즈이다. 시골에서 자란 적이 있는 나는 슈퍼에서 이런 식으로 라면을 팔거나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도시에서만 자란 요즘 세대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광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멋있고 괜찮은 맛집을 찾아다니는 채널도 많은데, 왜 굳이 이런 데만 찾아다니는 걸까? 가끔은 이런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아마, 웅이라는 이 채널 운영자의 개인적인 기호가 아닐까? 어린 나이에 넉살 좋게, 슈퍼 할머니, 아저씨, 아주머니께 먹을 것 해달라고 하고 천연덕스럽게 먹는 장면이 어지간한 사교성으로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 유튜버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이 나왔다. 그런데 그런 행동이 전혀 밉다거나 그렇지 않고 마치 오랜만에 할머니 댁에 놀러 온 손자의 느낌이랄까? 영상을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영화 <집으로>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어쩌면 다른 먹방 컨텐츠와 차별성을 두기 위한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워낙 이런 컨텐츠에 잘 맞는 성격처럼 보여서인지,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먹방 영상이 찍히고 있는 것 같다. 너무 많이 먹는 탓에, 방송 중간중간 주인 할머니, 아주머니께서 “그만 먹어!‘라고 호통을 치시거나, 그만 먹으라며 쫓아내시는 장면까지 있다. 심지어 다시는 오지 말라고 하시는 영상도 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너무 많이 먹다가 혹시 탈이라도 날까 걱정하시는 아주머니의 마음에서 정이 뚝뚝 묻어났다. 거의 모든 영상의 분위기가 소박하고 즐거운 것 같다.

대부분의 먹방은 으리으리하고 비싼 인테리어나, 잘 차려진 예쁜 음식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지 않은가. 가끔은 이런 동네 슈퍼, 소박한 식당에서, 이제는 집에서조차 먹기 힘든 가정식 백반이나, 계란 넣은 라면 한 그릇을 먹는 모습이 더 좋아 보이는 것 같다. 이런 따듯한 감성의 영상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 이 채널을 많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튜버월드 조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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