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OTT 시장 진출, 또 다른 거대한 문화시장의 출현인가?

신재철 기자 승인 2021.03.02 15:43 | 최종 수정 2021.06.09 20:24 의견 0

작년 말, 세계 최대 컨텐츠 제작회사 중 한 곳인 디즈니사가 OTT 시장에 본격적인 출전을 선포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미 OTT 시장이 넷플릭스를 필두로 왓챠, 티빙, 웨이브 등 여러 선구자들이 상당수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마당이었고, 무료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였다. 그런 점을 생각해본다면 한 명의 시청자가 다수의 OTT 서비스를 결제해 사용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 이상의 OTT 시장 진출이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OTT 시장 출시를 선언하고 먼저 동유럽, 홍콩, 일본, 한국 등을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코로나 사태가 벌어진 이후 특히 경영난과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던 디즈니사가 OTT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예견은 이미 작년부터 제가되고 있던 것이었기에 진출 자체에 놀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디즈니는 픽사, 21세기 폭스, ABC, 네셔널 지오그래픽 등 거대 방송 제작사들을 인수 합병하며, 세계 최대의 거대 문화 강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모두가 예견했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셧 다운 사태가 장기화되며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문화업계에서 디즈니라고 하여 특별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래서 거대하게 몸집을 키운 직후 디즈니는 그대로 거인의 추락처럼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고, 엄청난 손실을 어떻게 하면 매꿔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모두가 주목하고 있었다. 극장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테마파크와 디즈니랜드 등, 디즈니가 오프라인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의 규모 만큼이나 그것을 유지하는 데 들이는 비용 역시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하루 빨리 새로운 매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디즈니라 할지라도 상황이 호전적일 수 없다고 다들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대안으로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는 이미 넷플릭스를 뛰어넘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사람들의 의구심을 보란 듯이 마블과 디즈니 고유 콘텐츠 등 가족 단위로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오리지널로 스트리밍하며 화려하고 큰 출발을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마블 시리즈에서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를 스핀오프 시리즈처럼 드라마로 제작해 서비스하였던 ‘완다비전’처럼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가하면 디즈니만의 어린 시청자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던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등을 좀 더 많이 제작해 이를 서비스함으로서 시청 연령층을 넓혀갔다. 게다가 ESPN+ 같은 스포츠 채널은 고정적인 팬심과 구매력을 가진 성인팬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내년, 디즈니플러스는 이제 한국 진출을 가시화하였다. 여러 국내 팬들이 기다려왔던 만큼, 넷플릭스를 비롯한 다른 OTT 가 한국에서 이미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시점에서 디즈니 플러스의 론칭 소식은 다른 경쟁사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마블과 디즈니를 비롯해 수많은 필사의 영화들 역시 한국에서 이미 극장 흥행성적만 보아도 엄청난 인기를 끌 것임이 분명해보이기 때문에 그만큼 디즈니가 본격적으로 진출을 시작한 후, 어떤 국내 OTT 시장의 변동이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떤 시대가 올 것인가? 이미 포화 상태인 것 같았던 OTT 시장에 새로운 강자의 등장이 얼마나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지 좀 더 지켜보고 싶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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