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읽어주는 남자 오즈의 마법사

안온한 밤 포근한 문장들-따뜻한 목소리 현준

조은주 기자 승인 2020.08.15 01:16 | 최종 수정 2020.08.19 23:34 의견 0

우리는 흔히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을 그릴 때, 자기 전, 아이의 침대에서 동화책을 읽어주는 다정한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물론, 실제로 그런 부모님이 많은지, 적은지는 잘 모르는 일이지만, 분명 어릴 적 보았던 디즈니 명작 애니메이션이나, 부모교육에 관한 프로그램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만큼 아이들에게 동화, 부모님, 읽어주고 듣는 그 시간이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것이다.

동화책, 나는 언제 동화책을 읽었었지? 어릴 적 안데르센 동화집, 그림형제의 동화를 좋아하기도 했고, 디즈니 스타일의 ‘공주와 왕자님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동화책도 좋아했던 탓에 꽤 많이 읽곤 했었다. 특히, 최근에는 <사이코지만 괜찮아.> 라는 드라마에서 우연히 성인과 아이 둘 모두를 위한 동화, 잔혹동화가 주제로 만들어지면서 오랜만에 관심을 가지게 되기도 했다.

어릴 적에는 그저 말하는 찻잔, 촛대, 큰 성에 저주 때문에 야수로 변한 체 갇혀있는 야수 왕자님, 그 왕자님의 본 모습을 사랑해 저주를 풀어주고 사랑을 이룬 벨 이야기가 퍽 아름답고 환상적으로 느껴졌었다. 그러나 그 드라마를 보고 나서, 새삼 동화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니 나로 인해 한 남자를 변화시키고, 그 남자의 본 모습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 어리석은 여자의 이야기처럼 보일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 나는 ‘동화란 정말 아름답고, 순수하고, 교훈적인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유튜브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아니지만,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딸아이에게 들려주는 듯 동화책을 읽어주는 채널이 있다. 바로 ‘따뜻한 목소리 현준’ 목소리가 좋은 남자, 물론, 이 채널에서 그가 읽어주는 책이 동화책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내가 보게 된, 아니 듣게 된 영상은 어른을 위한 동화 중 한 권인 <오즈의 마법사> 명작이었다.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라는 소녀는 갑작스레 불어온 허리케인으로 인해 혼비백산하다 눈을 떴고, 겨우 눈을 뜬 낯선 곳에서 자신의 옆에 함께 날라온 집 밑에 나쁜 동쪽 마녀가 깔려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시민들은 나와 그 모습을 보고 도로시가 동쪽 마녀를 죽였다고 생각했고, 모두 동쪽 마녀를 싫어했기에 고맙다며 인사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착한 북쪽 마녀가 와 동쪽 마녀가 신고 있던 은색 구두를 선물하며, 노란길을 다라 초록 에메랄드 성에 사는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러 가면 그곳에서 마법사가 너에게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알려줄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행길에 만난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겁쟁이 사자와 함께 고난일 헤치고 드디어 만나게 된 초록 에메랄드 성, 하지만 마법사는 나쁜 서쪽 마녀를 없애고 와야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하고, 드렇게 도로시 일당의 모험은 다시 시작된다.

너무나 유명한 고전 동화, 하지만 어른이 될수록 느끼는 건데, 유명하고, 누구나 당연히 읽어봤을 것 같은 작품 중, 의외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사람이 적은 책이 꽤 있다. 이유는? 바쁘니까. 하루 종일 스마트폰으로 일정을 확인하고, 업무 전화를 받고,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시간에도 몰려오는 잠과 피로 때문에 눈을 뜨고 있기조차 힘든 날들인데 그 틈을 이용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지간히 책이나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일 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으로 ‘누군가가 좋은 목소리로 책 좀 읽어줬으면...’하는 사람이 많은지 이 채널 구독자도 꽤 많은 수를 보유하고 있다. 읽으면 어떻게, 그저 듣고 있으면 어떠한가, 좋은 이야기에 몸을 맡기고, 그저 머릿속에 이야기 속 인물들을 상상해보며 여유를 즐겨보는 것, 이 채널은 그런 시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유튜버월드 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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