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아요
채널 Mel and Shane, ‘혈연보다 가족’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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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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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도 가장 해외입양을 많이 보내는 국가 중 하나이다. 그리고 국내 입양이 가장 적게 이뤄지는 나라이기도 하다. 즉, 새로운 가족으로의 입양이 필요한 아이는 많으나 국내에서 거의 입양이 이뤄지지 않아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손꼽힐 정도로 많다는 뜻이 된다.
왜 우리는 이 많은 아이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주지 못하고, 자신의 나라를 떠나 먼 타지에서 가족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혈연이 이어지지 않은 아이를 집안에 들이는 것을 꺼려하는 우리의 관념, 선입견 때문이 아닐까 한다. 혈연이 곧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민족,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말 안에 혈연적, 유전적인 공통점이 있다는 말을 포함한 체로 말한다.
마치 혈연이 이어지지 않았다면 가족이 아닌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해외 여러 나라 사람들을 보다보면 혈연과 가족이 결코 절대적으로 함께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동성의 연인 관계를 가진 사람이 만드는 가족 안에도 혈연적 연결은 없다.
혹은 여러 가지 이유로 엄마와 아빠 어느 한쪽이 다른 자녀들이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입양, 이렇게 수많은 이유로 가족을 이루고 사는 사람 역시 많다는 것을 우리는 왜 알면서도 잘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런데 이번에 유튜브에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된 일이 있었다. 바로 Mel& Shane의 가족 이야기를 보면서부터이다. 필리핀계와 멕시코계 미국인이라는 우리나라와 전혀 관계가 없을법한 이 부부가 한국에 오고, 우연한 기회에 한 남자 아이를 만나게 되어 아이를 입양하고, 미국에 데려가 정착하고 적응하는 과정을 거쳐 가족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재미로 보는 유튜브에서 발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감동적인 이야기, 진심어린 가족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여기에 있다.
처음 아이를 발견했을 때, 부부는 심사숙고하여 이 아이의 미래를 책임져줄 수 있을지, 자신들과 함께 미국으로 가도 괜찮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리고 미국에 입양절차를 마치고 데려가지만 아이가 갑자기 변한 낯선 타지에서의 삶에 적응하지 못해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한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다 큰 성인들도 갑자기 해외 어느 나라에 말도 통하지 않은 체 살아야한다면 꽤나 힘든 일일 것이다. 하물며 어린 아이가 아무리 자신의 친부모의 얼굴조차 모른다 해도 그 나라를 떠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에 아이는 꽤나 오랫동안 멜과 셰인 부부를 안타깝게 했다.
물론, 지금은 잘 적응해 이번에 올라온 영상처럼 한국 고유의 명절인 추석맞이 한복을 맞춰 입고 재롱을 피우기도 한다. 하지만 줄리안이라는 새 이름으로 지금처럼 웃으며 살아가기까지 아이가 겪었을 수많은 불안감이 나는 그 동안 줄리안의 입양 이야기를 이 채널을 통해 보면서 전해지는 것 같았었다.
그리고 이번에 한복을 입고 그래도 자신의 나라인 한국을 잊지 않게 해주려는 부부의 마음가짐에 감명을 받았다. 가족이라는 형태로, 자신을 엄마이자 아빠로 부르며 살아가는 내 아이에게 그래도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복을 입혀준 것이 아니었을까? 어떤 나라에 있든, 어떤 형태의 가족과 함께 살아가든 줄리안에게 앞으로 행복한 일만 있기를 기도해본다.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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