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피플, 영화 '주전장'의 미키 데자키 감독을 만나다

한국에 거주하는 두명의 독일 유튜버…‘한국을 낯설게 바라보다.’

유성연 기자 승인 2020.09.06 16:48 의견 0

◇ “일본과 한국, 그 케케묵은 오랜 관계를 이야기하다.”

최근 가장 이슈화되는 시사 이슈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지소미야(GSOMIA)’ 한일 간의 군사정보공유에 대한 협정이 종료된 것, 그리고 그것의 원인 격이었던 일본 측의 한국을 향한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있었다. 하지만 이 두 가지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누군가 묻는다면 그것은 결국 한 일간의 오래된 역사 이야기로 바통은 넘어가게 된다. 바로 일본의 침략과정 중에 벌어진 위안부와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의 사과 문제일 것이다. 

얼마 전, 한일감정에 관한 사건이 또 한가지 있었다. 일본의 한 지역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일부 극우파들에 의해 위협받은 소녀상의 전시, 그리고 일본의 계속된 책임 회피에 대해 강경하게 사과를 요구한 우리 정부의 강경책은 결국 일본 아베정부와 우리 정부의 적대적 외교를 만들어내고 경제적 문제에까지 그 영향력이 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로 돌아가 한 일본인 감독이 만들어 상영한 ‘주전장’ 이라는 영화가 한일 양국에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일본계 감독이 만드는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 및 은폐에 대한 적나라한 비판, 이 영화에 일본인들은 분개했고, 한국인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단순히 ‘열광했다’는 말로 치부해버리기에 영화 속 내용은 한국인으로서 보기에 너무나 충격적인 일본의 민낯이었고 그 감독을 만난 유튜브 채널 ‘82피플(82PEOPLE-한국 국가번호를 의미)’ 속, 두 독일인 유튜버는 같은 패전국이지만 전혀 다른 방향으로 역사를 청산했던 나라의 국민으로서 일본계 감독에게 영화를 만들게 된 심정, 담아내고 싶었던 뜻을 묻고 있다. 

▲영화 '주전장'의 미키 데자키 감독

시작은 어떤 일이든 아주 작은 일이 계기가 되었다. 감독이 알고 있던 한국인과 일본인 친구, 늘 같은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아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자 감독은 그 이야기의 진실이 무엇인지, 우리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말로 모든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이 편안하고도 한 없이 무거운 주제 앞에 독일인이 묻는다. 왜 당신이 아는 일본은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말이다. 

◇ ‘한국을 낯설게 바라보다.’

한국에서 나름 외국인치고는 오래 거주하고 있고, 하지만 누구보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두 독일 남자가 말하는 한국 이야기, 그 채널을 소개하는 정보란에 있는 한 문장이 내 마음을 오랫동안 머물게 만들었다. 낯설게 본다는 게 무슨 뜻일까? 낯설게 본다는 말 안에는 누구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무엇을 고쳐야 할지, 무엇이 좋은 점인지 하나씩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겠다는 의미인 것 같기도 하다. 어떤 것이든 너무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니까. 가끔은 멀리서 바라보는 건너편의 풍경이 더 멋있게 보이는 것처럼 나 역시 내 나라의 역사와 현재를 조금은 낯설게 멀리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유튜브 채널82PEOPLE의 두 독일남자는 러시아에서 10년, 미국에서 15년, 한국에서 2년째 거주 중이다.

한국에 거주중인 외국인의 채널, 물론 이런 채널과 유사채널은 유튜브에도 수없이 많다. 하지만 최근처럼 역사적 이슈와 한일관계가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독일인이 바라보는 한국의 모습은 어떨까?”에 대한 궁금증에 이 채널을 계속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껏 올려진 한국과 일본의 관계성과 역사에 대한 모든 이야기 중에서도 이번 영상은 흥미롭고, 또 그만큼 지금의 한일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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