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보통엄마Jin, “새로운 모닝루틴”
3년 만의 출근, 계획하고 실천하는 동기부여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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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30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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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부터 ‘루틴(routine)’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대화를 하다보면 ‘네 루틴은 뭔데?’라는 질문을 자주 사용하곤 한다.
‘그게 내 루틴이야’라고 말하면서도 이제는 그 말뜻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알아듣는 데는 문제가 없다. ‘루틴(routine)’, 해석하면 특정한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일련의 명령을 일컫는 말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짤 때 일정 순서에 따라 명령어를 배열해야지만 올바른 값을 얻을 수 있다. 그 중 하나의 값, 과정만 잘못되어도 원래 얻으려던 답을 얻을 수 없다. 그런 명령어 하나하나의 순서를 지키는 것을 ‘루틴(routine)’이라고 한다. 혹은 ‘판에 박힌 일’이라 하여 일정한 차례에 따라, 조합의 순서를 정하고 하는 일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루틴(routine)’ 이라는 말을 하나하나 순서를 지켜서 하는 작은 규칙 같은 것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나에게도 ‘루틴(routine)’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차가운 물 한 잔 마시고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한 다음 움직인다. 그리고 아침으로 꼭 버터가 들어간 빵을 먹으며 전 날 늦게 퇴근하느라 못 본 드라마를 틀어놓고 본다. 누구나 다 그런 ‘루틴(routine)’이 있다. 뭐랄까, 거창하지 않고, 늘 사소하지만 꼭 무의식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지켜서 하는 일. 그런 것을 지칭하는 단어가 유행처럼 당연하게 사람들의 대화 속에 끼어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소하게 반복되는 일들의 중요성을 사람들이 느끼고 있다는 것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루틴(routine)’의 유행을 반영하듯, 유튜브 채널에서도 유튜버가 자신의 루틴을 찍어 올리는 영상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곤 한다. 어떤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초콜릿 같은 것을 먹는다. 어떤 사람은 유튜브 <보통 엄마jin>채널의 주인처럼 따뜻한 차를 마시며 오늘 하루, 해야 할 일을 정리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다.
특히 엄마이자 가정주부로서 살던 시절을 보내고 3년 만의 복직을 앞두고 보내는 그녀의 루틴은 그녀 자신에게 또 다른 새로움이지 않을까?
다른 사람의 루틴을 이렇게 관찰하듯 본다고 해서 그 사람의 루틴이 나의 루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영상만 해도 나는 매일 변기와 세면대 청소를 하지는 않는다. 따뜻한 차를 마시지도 않는다. 복직해서 새로운 생활 리듬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렇듯 우리는 서로 각자 다른 일과 삶과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사람들의 루틴을 보는 영상이 많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나 다 정신없이 바쁘게 씻고 출근하기에 바쁠 뿐이라고 생각했던 아침 시간을 정신없고 불규칙하게 보내는 것이 아닌, 나만의 특별한 습관으로, 행동으로 채워나가는 사람의 모습이란 보는 이를 여유롭게 만들기 때문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소한 일이지만 반복적으로 하는 것의 중요성’ 언젠가 ‘중용’이라는 중국 고전 서적에서 발견한 그 말이 떠오르는 영상이었다. 나 또한 그런 거대한 뜻을 가지고 누군가를 감동시키기 위해 사소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사소한 일을 반복해서 하다보면 나만의 규칙이 생기고, 그런 규칙으로 하루를 채우면 자기 전 왠지 오늘 하루를 알차게 보낸 것 같아 하고 있을 뿐이니 말이다. 사소한 일, 이런 영상을 보면서 ‘나는 어떤 루틴을 가지고 살았지?’ 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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