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크리에이터 소프 “이게 진짜 리얼 새우깡 아니겠습니까?”

구독자 112만 껑충 넘어선 유튜버 SOF

유성연 기자 승인 2019.08.02 10:54 | 최종 수정 2019.08.26 04:26 의견 0
https://www.youtube.com/watch?v=ncg97RxSisw

새벽에 문득 빗소리에 잠이 깼다. 어찌나 빗소리가 세던지 이러다가 지붕에 구멍 나는 거 아닌가? 라는 우스꽝스런 생각이 들었었다. 다시 잠이 오지도 않고, ‘아. 이런 날에는 시원한 맥주 먹으면 딱 이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마철, 맥주와 고소한 튀김이나 과자가 필요할 때 아닐까? 하긴 여름밤에는 무엇을 먹어도 일단 시원하기만 하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을 먹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문득 생각나는 채널이 있다. 이런 날, 혼자 술 한 잔 하고 싶은 사람에게, 마치 친구 집에 쳐들어가 ‘간단한 안주나 만들어서 한잔 하자.’ 라고 말하고 싶은 기분, 딱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유튜브 채널. 바로 ‘소프’ 라고 불리는 채널이다. 

소프는 유튜브에서도 꽤 오랫동안 방송을 하고 있고 꾸준하게 팬 층을 가지고 있는 곳 중 하나이다. 신장 193cm, 키가 너무 커서 요리를 하는 영상에서 늘 머리가 나오지 않고 어깨까지만 출연하는 ‘소프’ 채널의 유튜버는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먹방 & 쿠킹>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흔한 쿠킹 채널처럼 성능 좋은 카메라로 마치 요리를 예술처럼 찍어 올리는 콘텐츠와는 다르다. 카메라는 정면에 1대만 세워놓고 자신의 주방에서 자유롭게 요리하는 모습을 찍어서 올리고 있기 때문에 위에서 말했다시피 본인 얼굴도 먹을 때말고는 나오지 않을 때도 많다. 

주방 뒤쪽에 있는 가스렌지나 싱크대, 오븐에서 조리할 때는 그 모습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영상이 오히려 진짜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식탁 한 켠에 앉아 친구가 요리하는 것을 구경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러고 보니 대학 시절 자주 그런 일이 있었다. 자취하는 친구네 집에 재료만 대충 사 가지고 가서 ‘요리해줘~’라고 말하고 나는 한 켠에 앉아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친구의 요리가 완성되기를 기다리곤 했었다. 소프 채널에는 그런 친숙함과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함이 있다. 

그의 요리는 늘 친숙하다. 따뜻하고 소박한 매력이 있다고나 할까?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일이 많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요리가 완성된 이후 나름 플레이팅을 한답시고 김밥 쌀 때 쓰는 김발을 깔고 그 위에 요리접시를 놓고 먹어서 그런가? 고급스럽거나 정형화된 요리 채널 같지 않고, 모든 것들이 평범하다. 

하지만 그래서 그가 만드는 요리는 ‘나도 한 번 만들어 먹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할 만큼 쉬운 요리들이 많다. 이번에 올린 영상은 민물새우를 이용한 새우깡! 

선술집에서 몇 년 전에 먹어봤던 기억이 있는 메뉴였다. 처음 메뉴판에서 ‘새우깡’이라는 글자를 봤을 때는 ‘새우깡을 이 가격에 안주로 판매한다고?’라는 놀라움과 의아함이 앞섰던 메뉴였다. 

1만원에 가까운 돈을 내고 내가 아는 모 과자 회사의 새우깡을 판다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호기심에 나온 진짜 새우깡이 민물새우를 튀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처음 이 메뉴를 새우깡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사람에게 존경심이 들었다. 

너무 유쾌하고 특이한 작명센스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여름철, 아버지를 따라 냇가에 물놀이를 가면 계곡 근처 식당에서 늘 아버지가 시켜 드시던 소주 안주 ‘민물새우탕’ 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런 메뉴를 만들던 식재료를 튀겨서 내놓는 아이디어도 너무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장마도 지나가고, 폭염이 다가왔다. 여름은 견디기 힘든 시기가 될 수 있겠지만 시원한 맥주 한 잔에 내 수다를 들어주는 친구, 그리고 맛있는 안주가 있다면 여름밤만큼 추억 만들기에 좋을 때도 없는 것 같다.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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