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의 로망’ 이라고 하면, 내가 20살에 처음 대학에 진학하면서 내 원룸 자취방을 가지게 되었을 때가 생각난다.
하숙은 때에 맞춰 밥 먹고 다른 성향을 가진 룸메이트와 함께 지내기가 싫다는 이유로 부모님을 졸라 시작한 나의 자취 생활. 아직도 기억나는 내 자취방을 처음 알아보며 나는 TV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의 아기자기하고, 로맨틱하고, 멋진 소파와 침대가 있는 곳을 꿈꿨다.
하지만 결국 내 자취방에 있는 것은 엄마가 가져다준 쌀 포대가 한 켠에 있고, 냉장고에 김치와 라면만 있었으며, 따뜻하게 자야한다며 챙겨주신 두꺼운 이불, 옷 몇 가지가 들어가던 붙박이장, 앉은뱅이 컴퓨터 책상이 전부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 자취방이 초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태어나 처음으로 ‘나만이 사는 나의 집’ 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으니까 말이다. 가끔 친구들이 놀러오면 자고 가기도 하고, 혼자 그럴듯하게 밥을 차려먹기도 하며 잘 지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사회인이 되어, 이제는 부모님이 마련해준 이불이나 책상이 아닌 내가 일해서 번 돈으로 집을 꾸미고, 집세를 내야 했을 때, 자취방은 이전과는 매우 달라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업무를 보고 피곤함에 돌아왔을 때 가장 빠르게 쉬고, 다음 날 출근을 준비할 수 있도록 간결해졌으며, 효율적이게 바뀌었다. 집에는 최소한의 필요한 가구만 있었고, 벽이나 어떤 곳에서도 어릴 적 TV 드라마를 보며 꿈꿨던 ‘인테리어’ 스러운 것은 없었다.
처음에는 벽에 끈도 매달고, 사진도 붙여봤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다이소에 가서 나름 멋지게 꾸민다고 조명이나 트리를 사다놓기도 했다. 하지만 실용성도 없이 그때그때 산 물건들은 모아보니 점점 더 인테리어가 잘 된 세련된 방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었다. 그나마도 이사를 몇 번 다니면서 액자며, 인테리어 소품이나 사진들은 분실하거나 처분했기에 방은 점점 더 심플하고 미니멀해졌다.
‘인테리어라는 것이 정말 어렵구나.’ 라고 느낀 것은 그렇게 직접 자취방을 꾸며보고, 혼자 자취생활을 해보고, 이사를 다녀보면서 깨달은 것이었다. 타고난 센스 혹은 물건을 고르는 능력, 미적 심미안, 공간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각능력이 없으면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 이런 것을 좀 알려주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 채널을 발견했다.
사실, 나뿐만 아니라 혼자만의 공간을 중요하게 여기고, 자취를 하면서 예쁜 자취방에 대한 로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인테리어를 해보고자 하는 생각은 있을 거라 생각한다.
혼자 자취하면서 인테리어 시공업자를 부르고, 꽤 비싼 인테리어 비용을 쓰는 것은 무리이지 않은가? 어디에 가야 멋있는 가구, 가성비 좋은 식탁, 스톨 등을 살 수 있는지, 어느 정도 예산으로 꾸밀 수 있는지, 내가 원하는 공간을 어떻게 가구를 배치해야 만들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너무 유용한 채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런 사항들을 말로 설명해주기만 한다면 머릿 속에 공간을 그려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심즈’ 게임을 하듯이 컴퓨터 화면으로 공간이 어떻게 구성될지를 보여주니 이해하기도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8평, 아주 작은 공간일 수 있다. 가족끼리 복작복작 몇 개의 방이 있는 넓은 집에서 살다가 막상 8평이라는 작은 집에 살아야할 때, 원하는 것을 어떻게 내 방 안에 넣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채널을 통해 ‘내 집에 꼭 맞는 인테리어’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주 기분 좋은 채널 발견이었다.
[유튜버월드 유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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