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는 동물은 커서도 아이라는 말이 있다. 사실 키덜트라는 단어는 이미 오래전에 나온 말이며 그리 어색하지도 않은 단어이다. 하지만 한때 유행처럼 붐이 일었다가 사그라지는 유행어가 아닌, 남자들이 평생 살면서 간직하는 단어가 아닌가 한다.
개그맨 이상훈은 올 초부터 자신이 가지고 있던 키덜트의 세계를 유튜브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유튜버 순방 기획 그 네번째, 그가 유튜브를 하게 된 계기와 또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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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개그맨 겸 유튜버 이상훈입니다! |
황기자 : 운영하고 있는 채널과 본인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상훈 : 저는 이상훈TV라는 유튜브를 운영하고 출연하고 관리하며 편집하고 있는 개그맨 겸 유튜버 이상훈입니다.
황기자 : 현재 구독자수와 운영하신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요?
이상훈 : 제가 2월 말부터 시작했으니까 9개월이 조금 넘었습니다. 지금 구독자수는 16만 8천명 정도 됩니다.
황기자 : 업로드 하시는 컨텐츠와 올리는 주기는 어떻게 되는지요?
이상훈 : 저는 키덜트 크리에이터라고, 아이들도 좋아하는 장난감이지만 주로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장난감을 리뷰하는 컨텐츠를 하고 있고, 일주일에 적게는 두 번, 많게는 세 번 업로드를 하고 있습니다.
황기자 : 다른 채널과는 다른 이상훈씨만의 전략이 있을까요?
이상훈 : 전략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구요,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영상을 랜덤으로 올리지 않고 실제 방송처럼 정해진 시간에 업로드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금요일 저녁 8시에 업로드를 하다가 해가 짧아지고 나서 6시로 당겨서 업로드를 하는 등 정해진 시간에 업로드를 하는 것이 저만의 강점이 아닌가 합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이 시간을 어겨 본적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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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훈, "장난감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이예요." |
황기자 : 지금까지 업로드 하신 영상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영상이 있다면요?
이상훈 :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요? 다 마음에 드는데, 지금 나오는 장난감 말고 예전에 나온 장난감, 레트로 완구라고 해서 저희가 초등학교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이 있어요. 그런 장난감을 20여년이 지난 지금 새롭게 리뷰를 해보았는데, 제가 가지고 있던 장난감을 꺼내서 실제를 보여드리기도 하고, 제가 가지지 못했던 장난감은 중고장터에서 웃돈 주고 구입을 해서 리뷰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장난감에 어렸던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나고 구독자분들 중에 저와 같은 세대이신 분들도 많은 추억을 공감하시더라구요. 그런 영상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황기자 : 그렇다면 반응이 가장 좋았던 컨텐츠는 무엇인가요?
이상훈 : 반응이 제일 좋았던 컨텐츠라면 역시 조회수가 가장 많은 영상으로 따져야 할 것 같은데, 조회수가 가장 많이 나온 영상이라면 타노스 피규어를 리뷰했을 때와 헐크버스터 피규어 리뷰했을 때 조회수가 가장 많이 나온 것 같습니다.
황기자 : 주로 타겟으로 잡고 있는 구독자층이 있나요?
이상훈 : 사실 그렇게 계산적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요, 구독자분들의 유형을 통계로 보여주는 것이 있어요. 그걸 보면 대부분 2, 30대 남성분들이 주로 보십니다. 제 채널의 특성은 열의 아홉은 남자이고 그 아홉 중에서도 대부분이 2, 30대이십니다.
황기자 : 방송인과 유튜버는 각각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이상훈 : 둘 다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방송은 제가 열심히 준비하고 출연해서 제작진의 손을 많이 거쳐서 보여주는 것이 있어서 대중분들이 재미있어 할만한 프로그램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 개인 채널은 제 소유이니까, 제 마음대로 올릴 수 있잖아요. 무언가 여과되지 않은 날 것의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또, 유튜버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소통이 TV 방송보다는 더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댓글이라든지 라이브 방송을 하면 채팅으로도 시청자분들과 많은 소통이 되니까 무언가 친근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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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소장하고 있는 피규어의 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진의 피규어들은 빙산의 일각 |
황기자 : 유튜버를 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이상훈 : 올해 하반기부터 많은 연예인들이 유튜브를 하고 계신데, 제가 유튜브를 시작한 올 초에만 해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사실은 유튜브를 해야겠다 해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장난감을 한 17년 동안 모았는데 이것들을 혼자 보고 있기가 아깝더라구요. 그리고 결혼하고 나서 장난감을 사기에는 아내에게 좀 미안하더라구요. 그래서 모아둔 장난감과 앞으로도 사야할 장난감을 가지고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방송을 한 번 해보자 하고 생각하게 됐고 어느 방송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유튜브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황기자 : 하루의 시간 중에 유튜브 제작에는 시간을 얼마나 들이고 있으신지요?
이상훈 : 쉬는 날에는 계속 유튜브 영상을 찍는 것 같습니다. 스케줄이 많아 시간이 부족할 때에는 유튜브 촬영을 새벽 시간에 찍을 때에도 있습니다. 시간에 여유가 있을 때에는 제가 편집까지 하고 그렇게 못 할 때에는 편집을 해주시는 파트너에게 편집을 맡기기도 합니다. 최소한 일주일에 하루는 무조건 투자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주일에 두 번 영상을 올리는데 하루에 두 편을 몰아서 찍을 때가 있습니다. 조립 방송 같은 경우에는 길게는 4일 조립을 해서 영상을 촬영했던 때도 있습니다. 쉴 때에는 계속 유튜브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황기자 : 유튜버로 활동하시는 중에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이상훈 : 가장 어려웠던 것은 편집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라이브 방송이면 준비해서 보여주면 끝이지만, 제가 하는 영상은 컨텐츠 영상이기 때문에 자막도 넣어 주어야 하고, 효과음도 넣어 주어야 하고, 컷의 편집도 잘 해주어야 하는데, 제가 편집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처음에는 도와주시는 분이 있어서 같이 시작했다가 혼자 하게 되면서 편집부터 배우는데 그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제가 컴맹이거든요. 편집 프로그램을 익히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만약 이것이 일이라고 했으면 포기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이고 취미로 하는 것이라 계속 무작정 공부했던 것 같아요. 편집도 유튜브로 독학했습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지금은 효과도 넣고 자막도 넣는 등의 편집을 해 하나의 컨텐츠를 완성할 수 있을 정도의 편집 능력은 키운 상태입니다. 지금도 기회만 된다면 편집을 모두 제가 하고 싶지만, 저도 원래 직업이 있고 유튜버 크리에이터가 투잡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편집에 시간이 많이 들어 지금은 다른 편집자분에게 맡겨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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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훈TV의 유튜브 페이지, 타이틀 배너에서부터 그만의 개성이 느껴진다. |
황기자 : 처음에 영상을 시작했을 때에도 편집까지 혼자 하셨는지요?
이상훈 : 초기 영상은 제가 촬영을 해서 영상 파일을 보내드리면 편집을 해주시는 회사에 맡겼습니다. 그쪽 회사에서는 피규어나 장난감들은 잘 모르고, 저는 또 편집을 잘 모르니까 연락을 주고 받으며 이건 넣고 이건 빼주세요 하며 편집을 했었지요. 그러다가 제가 편집을 직접 해보게 되었는데, 이게 시간이 엄청나게 걸리더라구요. 촬영을 한 시간 한다면 편집에는 10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진짜 전문가분들은 빨리 하시겠지만 초보자분들은 하나하나 작업하는 것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사실은 편집이 제일 힘듭니다. 일 나갔다가 집에 들어와서 아내와 같이 있을 시간도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하니까 그런 점이 힘든 것 같습니다.
황기자 : 다른 유튜버들의 힘들었던 점을 물어보면 유튜브 시작할 때에 조회수와 구독자수가 적어서 많이 힘들었다고 하던데 이상훈씨도 그런 어려움이 있으셨는지요?
이상훈 : 예, 저는 사실 초반에 성공한 케이스여서 그런 부분의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만약 저도 조회수가 많이 안 나오고 구독자수가 빨리 늘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같이 흥미를 느끼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시작할 때 구독자수를 늘리고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아니고 다른 욕심없이 시작해서 단지 아내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장난감을 사겠다는 나름의 순수한 의도로 시작을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많이 놀랐습니다. 사실 이런 컨텐츠는 매니아들이 좋아할만한 컨텐츠여서 이렇게까지 잘 될 것이라고 주위에서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이런 컨텐츠는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것들이 아니잖아요. 뷰티 크리에이터나 먹방 크리에이터, 게임 크리에이터 등 많은 분들이 유튜브에 있는데, 어른들의 장난감은 진짜 매니아분들만 보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국 유튜버 중에서도 키덜트 분야를 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구독자수가 많지 않은 것도 알고 시작했죠. 그래도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저도 의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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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유튜브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시작했습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나누고 싶어서 시작했다는 유튜브,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지금은 편집까지 직접하는 엄연한 프로 유튜버 |
황기자 : 혹시 공개가 가능하다면 유튜브 하시면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면 얼마나 되시나요?
이상훈 : 공개는 좀 힘들구요(웃음), 굳이 말씀 드리자면 좀 많이 벌 때라면 요즘 대기업 다니시는 분 월급 정도는 받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게 시기 별로 워낙 차이가 많아서 조회수가 많거나 적을 때 별로 다릅니다.
황기자 : 멘토로 삼고 있는 유튜버가 있으신지요?
이상훈 : 없습니다. 저는 진짜 유튜브를 보지도 않고 시작했거든요. 유튜브라는 이 세계에 대해 아예 모르고 시작했습니다. 아프리카TV나 유튜브나 다른 여러 방송 사이트를 보면서 어디에 영상을 업로드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저는 생방송으로 소진되고 마는 영상이 아니라 3년, 5년 후에도 다시 볼 수 있는 방송 사이트를 원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돈이 없어서 장난감을 팔았다고 했을 때, 제가 제 채널을 다시 찾아보고 예전에 내가 이런 장난감을 가지고 있었지 라는 추억을 가질 수 있는, 다시 찾아볼 수 있는 그러한 곳 말이죠. 저는 적금을 든다는 느낌으로 시작했습니다. 유튜브가 이러한 느낌에 최적화가 되어 있다고 생각해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죠. 하지만 시작하기 전까지도 유튜브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핸드폰에 기본 어플로 깔려 있는데 한번도 켜 보지도 않았던 아재였죠. 그래서 사실은 어떻게 보면 레퍼런스 영상도 따로 준비하지도 않았고, 참고하지도 않았고 5, 6개월 준비하면서 공부는 많이 했지만 롤모델로 삼을만한 그런 분은 없었습니다. 만약 롤모델이 있었다면 그분을 스승 삼아서 따라할 목표가 생기는데, 이 키덜트 쪽 분야에는 그리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았거든요. 또, 너무 누군가를 따라하면 편집 스타일이나 그런 것들을 계속 따라하게 될 까봐 저는 저만의 독창적인 편집 스타일을 구현하기 위해 참고하지 않았던 것도 있었습니다. 제 영상은 저의 취향대로 만들고 판단은 구독자분들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요즘은 영상이 5분 넘어가면 보지도 않는 시대이지만 제 영상은 20분씩 하거든요. 10분 밑으로는 거의 없고 15분에서 길게는 25분까지 가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 컨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것은 제 나름의 고집인데 빠르지는 않지만 적잖은 팬덤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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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처음 진행 해보죠?", 오히려 질문 당하는 황 기자, 예. 처음 해봐요... |
황기자 : 유튜브에 새로 입성을 하시려는 분이나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하시는 분들은 모두 본인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컨텐츠로 제작하고 올리거든요. 이상훈씨가 키덜트 컨텐츠 말고 또 다른 컨텐츠를 한다면 어떤 것을 해보고 싶으신가요?
이상훈 : 저 같은 경우에는 낚시 컨텐츠를 해보고 싶습니다. 라이브로 어느 낚시터에 가서 조명만 잘 되어 있으면, 미끼 끼고 낚시대 던져 놓고 한 시간 두 시간, 물고기 올라올 때까지 잡담도 하는 등의 그러한 낚시만의 매력이 있거든요. 저는 사실 결혼도 하고 해서 낚시라는 취미가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총각 개그맨 중에서도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낚시 유튜브나 방송을 해보라고 얘기를 했어요. 요즘은 개인 방송 자체가 잠깐 유행이 아니고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연예인들도 고정된 방송의 틀을 깨버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떻게 하다 보니 유튜브 전도사로 알려져 있더라구요. 개그맨 정범균, 송준근 같은 분들은 제가 얘기해서 농구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두 분은 농구를 매우 좋아하거든요. 본인이 좋아서 하는 방송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가 잘 하는 것, 내가 많이 알고 있는 것들이요. 따로 공부해서 하면 그건 일이 되어 버리잖아요. 그러면 시청자들이 금방 알아 챕니다. 티가 나거든요.
황기자 : 개그의 활동 영역에 어려운 것이 있어 네이버TV나 팟TV로 넘어가서 방송을 시작하시는 연예인분들이 있으신데, 그런 쪽의 방송도 생각하고 있는지요?
이상훈 : 제 성향이 평소에 좀 강하고 외향적이라서 낡은 것의 방송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 생활과 TV에서의 모습이 비슷하거든요. 사실 개그맨이나 연예인이 이런 1인 방송에서는 좀 다른 모습, 예를 들면 욕설도 하고, 쎈 모습도 보여주고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사람들이 그러한 다른 모습을 보고 좋아서 찾아보는 것인데, 저는 사실 실제로 튀는 성격도 아니고, 굳이 제가 연기나 꽁트 같은 것들을 한다면 저도 생각을 하고 있지만, 제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을 하면 되지 굳이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뭔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라면 저도 도전을 해 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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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과 극강의 케미를 보여준 개그콘서트의 코너 '니글니글'에서의 이상훈, 아마 대한민국에서 이 코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
황기자 : TV가 요즘은 많이 시들해지니까 다른 곳으로 사람들이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개그맨들이 개그 코너를 유튜브로 공략하고 있는데, 이상훈씨는 순수하게 취미 방송을 목표로 시작 하셨잖아요.
이상훈 : 그러한 개그맨들도 순수하게 보아 주셨으면 합니다. 실제로 방송이 잘 되어서 인기를 얻고 돈도 벌면 좋겠지만, 요즘 개그맨들이 개그 할 곳이 마땅치가 않아서 1인 채널에서 개그를 하는 것이니까 순수한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개그맨들이 설 자리가 많이 줄어 들었거든요. 많이 예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황기자 : 유튜브 말고 개그콘서트에서 일주일마다 매번 개그 소재가 바뀌잖아요? 그 때마다 몇 주치 계획을 세우고 하시는건지, 아니면 매주 그 때마다 새롭게 만드는지요?
이상훈 : 매주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은 맞구요, 대신 아이디어가 잘 나올 때에는 2, 3주치를 미리 만들어 놓기는 합니다. 사실 이러한 아이디어의 소진이 생각보다 빨리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재미있다고 생각해도 제작진이 재미 없다면 방송에도 못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많게는 10개 만들면 방송에 하나 나간다고 보시면 되구요, 보통 최소 2, 3개는 짜야 방송에 선택이 됩니다. 아이디어 짜는 것은 개그맨의 일이니까 매주 한, 두 코너를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이죠. 그래서 개그콘서트 같은 것을 하면 다른 방송에 나오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한 주의 방송을 위해서 3, 4일을 계속 투자를 해야 합니다. 목요일, 금요일 이틀 회의하고, 아이디어가 안 나오면 주말에도 회의하고, 월요일에 리허설 하고, 수정해서 화요일에 또 리허설 하고, 수요일에 녹화합니다. 또 목, 금 또 회의하고, 이렇게 사이클이 도니까 사실 힘든 일이지요. 예전에 막내 생활 하면서 초창기에 피드백이 굉장히 좋았잖아요. 그때만 해도 일요일만 되면 항상 그 시간에 개콘을 보고, 방송 이후에는 포털 사이트를 장악하고, 개그맨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많이 가져 주시니까 신나게 콘티를 만들고 그랬는데, 최근에는 사실 우리들만의 리그처럼 무언가 좀 안타까운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동기 유발도 되어야 하고, 나름대로 피드백이 와야 신나서 하는데 지금은 예전만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하시는 분들은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하시는 것 같습니다. 만약에 돈이 안되거나 인기가 없어지면 굳이 이 일을 왜 하겠습니까? 단지 개그가 좋아서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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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개그맨 이상훈으로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유튜버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개그맨으로도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는 이상훈 |
황기자 : 이제 유튜버 스타라고 보셔도 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신데, 유튜브를 하기 전과 후의 삶이 어떻게 변하셨는지요?
이상훈 : 일단 제일 많이 바뀐 것은 아내 눈치 안보고 장난감을 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웃음) 장난감이 예전보다 훨씬 많이 늘었어요. 이제는 이 유튜브가 일이라고 생각해줘요. 예전에도 장난감 사는 것을 크게 뭐라고 하지는 않았어요. 제가 가계가 휘청거릴 정도로 무리하게 사는 것은 아니니까요. 지금은 아예 스튜디오를 하나 차려서 할 정도니까 장난감이 유튜버 하고 나서 많이 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다른 변화라면 개그맨 할 때의 제 팬덤과 유튜버 할 때의 팬덤이 또 다릅니다. 제가 개그맨 할 때에는 광팬들은 없었어요. 남녀노소 특히 어머니들이 저를 보시면 좋아해 주시는 등 전체적으로 사랑을 받았다면, 이쪽 유튜브 팬들은 뭔가 충성하는 팬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남자 팬들이지만 저의 모든 것을 좋아해주시는 팬덤이 생겼습니다.
황기자 : 이제는 개그맨보다 유튜버로 더 성공하시는게 아닌가요?
이상훈 : 그러면 안되요~ 지금도 나이 어린분들이 저보고 TV에서 보던 분인데 라고 말해요. 계속 방송 출연하고 있는데도 말이죠. 그런 분들은 개그맨보다 유튜버가 더 친근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격차가 커지고 있어 제가 유튜브 방송을 하고도 있지만 조금 씁쓸한 면이 있습니다. 예전에 정말 잘 나가시는 개그맨 선배님과 잘 나가는 유튜버랑 인지 대결을 한 것을 보았는데, 학생들에게는 유튜버가 더 스타이더라구요. 그런 것들이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정말 2, 3년 사이에 그렇게 바뀐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의 취미가 저를 살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레고가 살렸고 피규어가 저를 살렸어요.(웃음) 이거 안했으면 더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금전적으로 힘들다는 것이 아니라, 저 같은 개그맨은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니까, 한편으로는 유튜브의 팬들이 많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황기자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훈 : 감사합니다.
[황정식, 황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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