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시설 타격, 국제유가 상승의 우려

신재철 기자 승인 2019.09.21 04:29 의견 0

1480원, 1500원, 1540원, 1569원까지, 지난 추석 연휴를 맞이해 여느 때보다 전국의 모든 도로 위에 가득 서 있던 자동차들이 움직이는 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휘발유, 경유의 값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불과 한 두달 전까지의 기름값에 비해 ‘이게 정말 맞는 가격인가?’ 라는 의심이 들만큼 높아진 기름값. 높아진다고 하여 기존에 자동차를 이용하던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이용하는 거의 모든 교통수단을 움직이는 데 석유 값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는 없으니 말이다. 대체 왜 이렇게 안정화되지 못하고 계속 치솟는 것인지 가보지도 않은 저 먼 중동의 나라 정세에 귀를 곤두세우고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하기도 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최근 들어 전기차나 기타 대체 연료를 사용한 교통 수단이 개발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주요 연료는 석유 같은 지하자원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지금 시대의 현실이다. 

그렇게 기름값 때문에 일반 서민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지금,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원유시설 두 곳이 예멘 반군의 무인기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졌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CNN 보도에 의하면 이 공격으로 사우디 동부 담맘 부근의 아브카이크 탈황 석유시설과 쿠라이스 유전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 곳에서 생산하는 하루치 석유 공급량이 전체 사우디 하루 석유 공급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5%에 달한다고 하니 이는 결코 중동 어느 나라의 공격 소식으로 치부해버릴 일은 아닌 것이다. 사우디 하루 원유 총생산량은 980만 배럴에 달했다. 

물론, 이 공격이 발생하고 국제적인 여론 악화를 의식한 듯, 사우디는 공격 발생 하루만에 성명을 내고 석유 생산량 차질을 최소화하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발표에도 불구하고 우려가 사르라들지 않는 것은 워낙 사우디 근방에서 이런 식의 무력 충돌, 공격이 빈번하게 벌어졌고,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단 하루의 석유 공급이 차질이 빚어져도 이 석유를 받아야 하는 국가 입장에서는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사우디에서 가장 많은 원유를 수입 받는 나라는 수급 불안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입장발표처럼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몇 주 정도는 고객에게 원유를 공급할 수 있게 비축한 분량이 있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공급이 아닌 공급되는 가격에 있다. 이대로 외신의 예측에 의하면 국제 유가는 5-10달러씩 급증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며칠 사이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안정화되고 있던 유가 시장에서 5-10달러는 매우 높은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단 10원만 차이가 나도 더 저렴한 주유소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일반 서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생계를 위해 차를 운용하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기름을 따로 구해 쓸 수도 없이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 이로 인한 서민들의 체감률은 높을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인류가 처음 석유, 석탄, 천연가스 같은 지하자원을 이용한 동력 기관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교통수단을 비롯한 각종 기계를 개발하기 시작했을 때를 떠올려보게 된다. 그때 당시만 해도 원료가 무엇인가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언제든 돈을 주고 사올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기계, 기관이 개발되었다는 것을 혁명이라 부르며 마냥 기뻐했다. 하지만 그 한정된 자원을 누군가가 독점하고, 또 고갈을 앞두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서, 문득 언제까지 중동의 불안정한 정치 시국, 외교적 충돌까지 신경써가며 살아야하는지 답답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신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