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만난 A형 간염 대유행

신재철 기자 승인 2019.09.17 18:20 의견 0

올 여름, 느닷없이 ‘너 A형 간염 접종 맞았어?’ 라는 인사말을 친구들끼리 건내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니까, 정말 굽이굽이 깊은 산골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면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예방접종을 많이, 자주, 필수적으로 맞는 민족도 없는데 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필수적으로 미성년자일 때 거의 맞는다는 간염 접종을 맞았느냐고 물어보는 상황이 벌어진 것은 A형 간염 때문이었다. 

간염은 A형, B형, C형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A형 간염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염되는 수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이 되면 평균 15일~5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피로감,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발열, 상 복부 통증 등이 일어나게 되는데 전염성이 강해서 감염되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반드시 다른 사람과 격리조치를 해야 하는 질병이다. 보통은 이렇게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미리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간염 예방접종이 흔한 이유이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A형 간염이 유행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사람들은 의외로 B형 간염 접종은 거의 다 맞으면서 A형 간염 접종은 맞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만나는 사람마다 A형 간염 접종을 맞았는지 물어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런데 더 우스웠던 것은 본인이 맞은 간염 예방 접종이 A형이었는지, B형이었는지, C형이었는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의료보장에 한해서는 선진국 수준의 전산화 기록이 되어 있기에 대부분 병원에 가면 자신이 접종을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알 수 있으니 다행이었으나, 그래서 여름부터 때 아닌 A형 간엽 접종 예약이 꽤 많아졌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예방접종 줄을 서게 된 것은 올해 들어 A형 간염의 신고 건수가 지난 해 1818명 정도에서 1만 4314명(공식 집계)로 8배 가까이 증가했기 때문이었다. 이 가운데 30~40대가 73.4%를 차지했고, 남성 환자가 7947명(55.9%)로 여성에 비해 많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97년생 이후 출생자들은 A형 간염 예방주사를 대부분 맞아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 50대 이상은 어릴 적 이미 홍역이나 A형 간염을 앓은 경우가 많아 항체가 자연스럽게 생겼다. 그러므로 그 사이에서 백신을 제때 맞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A형 간염에 걸리고 지나가지도 못한 30-40대가 주요 발병자가 된 것이었다. 

매년 여름이면 뇌염모기 같은 뉴스가 그나마 헤드라인에 올라오던 때와는 다른 모습. 전염성이 강하고 걸리게 될 경우 꽤 심하게 아픈 증상을 느낀다는 말에 어린 아이를 가진 부모님부터 감염자가 가장 많이 보고되었다는 30-40대 성년들까지 병원에 와서 뒤늦게 치료 및 예방접종을 맞기 바빴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잊혀지는 줄 알았던 여름날의 질병 뉴스가 이번 주 들어서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바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하였던 이번 여름의 A형 간염 논란의 원인이 조개젓이라는 보고가 올라왔다. 질병관리본부의 분석 결과였는데 중국 측에서 수입된 조개로 만든 조개젓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발견되었고 그래서 급히 조개젓을 당분간 먹지 말아달라는 권고와 폐기 권고안이 내려오게 되었다. 조개젓이라 하면 흔히 먹지는 않는 것 같지만 은근히 백반집의 흥한 반찬 등으로 내주기도 하기에 아무래도 그런 경로를 타고 감염자가 늘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든다. 

물론, 이런 모든 경우를 대비해 모든 예방접종을 빠짐없이 맞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10년 만에 다시 급격히 늘어난 A형 간염, 내년에는 부디 이런 이슈가 생기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신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