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워야 하느냐, 어려워야 하느냐, 2020 수능시험을 향한 6월 모의평가

신재철 기자 승인 2020.06.27 17:43 의견 0

3월 2일이 되면 당연히 학교에 가고, 5, 6월이 되면 수시 지원 접수를 위해 학생부를 걱정하고, 11월이 되면 수능시험을 치루는 것, 그것이 대한민국에서 지난 몇 년 간 변하지 않았던 절대불변의 진리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올해는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사태가 '역대급 혼란'을 겪는 수험생을 만들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고3 재학생들을 가장 먼저 배려해야 한다!'

입시공화국 대한민국의 학생을 둔 학부모들의 원성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안 그래도 촉박하게 시일에 쫓기는 판국에 3월 개강이 5월까지 미뤄지고, 중간고사며, 기말고사 일정까지 늦춰지니 그만큼 수험생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중간고사를 보지 못하는 학교도 있었고, 본다 하더라도 범위 설정이 워낙 학교에 따라 제각각이었다. 특히 최근 입시정책이 학생부 기록을 중요시하는 학생부종합전형 위주로 흘러가면서 학교 성적이나 비교과 활동 하나가 입시 결과를 좌우하다 보니 그만큼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유래 없는 사태로 인해 정부가 최대한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정책을 조정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안은 마련되지 못했다. 그 와중에 치른 1학기 첫 시험마저 형평성도 맞지 않으니 어느 쪽이든 공평하지 않다는 여론이 줄을 이었다. 물론,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학교 등원이 어려워 학습 결손을 겪고, 내신점수에 불이익을 보는 것이 고3 수험생만 겪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올해 수능시험을 치뤄야 하는 학년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반응이기도 했다.

이에, 대학들은 잇따른 재학생 구제책을 내놓았다. 지난 달,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포함해 서울권 11개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태를 감안해 입학전형 변경안을 발표한 것이다. 11개 대학 모두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수상경력·창의적 체험활동·봉사활동 등은 코로나19로 기재사항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불이익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학교외에도 대부분 대학이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교과영역 미반영 등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는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전부 해결된 것일까?

그럴리 없었다. 수능 시험을 치르고 2021년 대학에 입학하길 준비했던 학생들이 비단 고3 재학생들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재수생, 다수생 등 또 다른 전형으로 대입을 준비하던 학생들은 오히려 정부의 대책과 대학들의 구제책에 '역차별'을 들이밀며 반발했다. 하물며 며칠 전 치뤘던 '6월 모의평가' 점수에서도 난이도가 재학생들을 배려한 것이 확연하게 드러날 정도로 쉽게 출제되었다. 최근 어려워진 수능 시험의 난이도를 고려해 열심히 공부하던 재수생과 다른 수험생들에게는 재학생만을 배려한 역차별로 받아들여진 것도 당연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수능 시험은 치루어져야 한다.

그것은 대한민국에서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불문률이다. 그리고 듣기평가 한 항목이 들리느냐, 안 들리느냐, 점수 1점에 오타가 있느냐 없느냐로도 대국민 반발을 걱정해야 하는 이 입시공화국에서, 재학생들을 배려할 것인가, 난이도를 어떻게 출제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결코 작은 논란은 아닐 것이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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