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제 드라마,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트렌드를 열다

변화하는 한국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 시즌제로…

신재철 기자 승인 2020.06.13 13:58 의견 0

'의사들도 믿고 보는 의학 드라마' 얼마 전, <슬기로운 의사 생활> 드라마가 시즌1 종영을 맞이했다. 철저한 의학적 고증과 매력적인 등장인물 캐릭터,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라는 '믿고 보는 조합' 이 이번에도 통했음을 그대로 증명해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이전과 다른 또 하나의 특징이 있었다. 바로 주1회 방영이라는 것이다.

주1회 방영 드라마, 대한민국에서 이런 드라마가 있었나? 하지만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은 시즌제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제작진의 발표에 앞으로 다가올 시즌 2,3을 더 기대하는 마음으로 한 편 한 편을 더 소중하게 보게 되었노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명 업계에서 이전에 시도되지 못한 과감한 도전임에는 틀림없는 일. 왜 그런 시작을 하는지 물어보는 언론의 물음에 신원호 PD는 '살기 위해, 살 만한 현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주 1 회 시즌제 드라마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그동안 노동 시간이나 급여, 근무 여건 등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체, 그저 막노동처럼 꿈을 가진 젊은 스텝들의 열정페이로 돌아가던 드라마 판을 바꿔보겠다는 엄청난 포부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슬기로운 의사 생활은 스텝들의 주 52시간 근무 시간과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가며 촬영, 방영하여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시즌제 드라마, 사실 주1회 드라마는 일본 드라마를 봐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낯선 첫 경험은 아니다. 일본 드라마는 원래 주1회 방영이 기본적이다. 시즌 10을 넘어가는, 10년 넘은 장수 시리즈 역시 여럿 존재한다. 어떤 유명 시리즈는 그 시리즈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배우들에게 좋은 필모그라피가 될 정도로 흥행을 입증 받은 경우도 있다.

시즌제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이다. 미국이나 영국 드라마 등을 보던 사람이라면 시즌제는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순 중 하나이다. 국내에서도 익히 인기를 끌었던 CSI 시리즈를 비롯해 많은 시리즈가 전작의 인기를 등에 업고 동일한 배우들과 같은 배경에서 시즌을 이어 방영되곤 한다. 하지만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시즌제, 주1회 드라마가 방영되지 못했던 것일까?

아무래도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첫째, 시즌제 드라마의 경우 전작이 일정 이상의 매니아 시청자를 확보해주어 다음 시즌까지 흥행을 보장해 주어야만 제작, 투자가 잘 이뤄진다는 조건이 붙기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 같은 드라마, 인물로 몇 년씩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은 배우에게 고정된 이미지를 가지게 할 위험성, 흥행에 실패할 경우 제작사와 서로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는 점 등 여러 현실적으로 기피할 만한 요인이 있어 선뜻 나서는 경우가 없었다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여러가지 우려 요인이 있었음에도 낭만닥터 김사부, 보이스, 나쁜 녀석들 등이 시즌으로 제작해 꽤 인기리에 방영되는 데 성공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역시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시즌1의 성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아스달 연대기, 시그널 같은 작품은 애초에 시즌1을 방영하며 시즌2가 방영될 것을 암시, 스토리 라인까지 이어서 방영했기에 이르면 올해, 내년까지 방영 스케쥴을 조율 중에 있다. 이렇게 몇 작품 더 성공할 수 있다면 정말 주1회 혹은 시즌제 드라마가 다른 나라들처럼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도 멀지 않아 보인다.

문화에 장벽, 규칙은 없다.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가 시작하고, 그것이 성공적이었다면 다른 이들이 가장 빠르고, 쉽게 따를 수 있는 것 역시 문화 콘텐츠의 장점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좀 더 나은 제작 환경을 위해, 그리고 재미있었던 드라마를 계속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환영할 만한 새 바람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유튜버월드 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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